뉴욕 퀸즈 플러싱의 중국식 레스토랑 ‘페킹 하우스(Peking House)’는 원래 전형적인 중식당이었지만, 이곳 주방을 빌려 조카 에릭 황(Eric Huang)이 ‘펙킹 하우스(Pecking House)’라는 프라이드치킨 팝업을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의미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다. 이름 때문에 흔히 베이징 덕(북경오리) 전문점으로 오해받지만, 오늘날 이 레스토랑의 존재감은 뉴욕에서 가장 실험적인 ‘치킨 실험실’을 낳은 배경 무대라는 데 있다.youtubeesquire
1. 페킹 하우스라는 공간의 기본 정보와 위치
페킹 하우스는 뉴욕 퀸즈 지역에 위치한 중식 레스토랑으로, 에릭 황의 삼촌이 운영하던 가족 식당이다. 플러싱 일대는 원래부터 중국 동포 커뮤니티가 형성된 지역이라 전통적인 광둥·북경식 중식당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으며, 페킹 하우스 역시 오랫동안 그런 ‘동네 중국집’ 중 하나로 기능해 왔다. 이 레스토랑은 메뉴 구성과 서비스 방식에서 고급 파인다이닝이라기보다 가족·커뮤니티 중심의 캐주얼한 다이닝에 가깝고, 저녁 시간대 단체 모임이나 가족 모임이 잦게 열리는 장소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미주식 중국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보여준다.esquire
공간적으로 보면, 페킹 하우스의 주방은 비교적 널찍한 설비를 갖춘 전통 중식 주방으로, 대량의 볶음·튀김·찜 요리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에릭 황은 이 주방을 자신의 팝업 브랜드 펙킹 하우스의 생산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는데, 바로 이 점이 뉴욕 외식씬에서 ‘고전적인 차이나타운식 중식당과 새로운 퓨전 치킨 브랜드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냈다.esquire
2. 에릭 황의 경력과 페킹 하우스의 전환점
에릭 황은 그램ERC 타번(Gramercy Tavern), 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 등 미슐랭 스타 파인다이닝에서 경력을 쌓은 셰프로, 프렌치·뉴 아메리칸 계열의 정교한 테크닉을 몸에 익힌 인물이다. 그런 그가 팬데믹 시기, 전통적인 캐리어 트랙에서 벗어나 가족이 운영하던 페킹 하우스의 주방을 빌려 ‘치킨 팝업’을 시작한 것이 바로 펙킹 하우스의 출발점이다. 당시 그는 고급 레스토랑의 긴 코스 대신 집으로 배달되는 치킨 한 박스에 자신의 기술과 스토리를 응축해 담겠다는 생각으로 메뉴를 설계했다.youtubeesquire
이 실험이 폭발적으로 반응을 얻으면서, 페킹 하우스는 더 이상 단순한 동네 중국집이 아니라, 뉴욕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치킨을 낳은 ‘베이스캠프’로 주목받게 된다. 한때 펙킹 하우스의 웨이팅 리스트는 8,000명을 넘길 정도로 길어졌고, 일부 보도와 리뷰에서는 1만 명 가까이 대기자가 몰렸다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페킹 하우스는 자연스럽게 언론·SNS의 취재 대상이 되며, 퀸즈의 오래된 중국식 주방과 브루클린의 힙한 치킨 브랜드를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소비된다.youtubeesquire
3. 전통 중식당 페킹 하우스의 정체성
에릭 황의 펙킹 하우스가 주목받으면서, 오히려 원래 레스토랑인 페킹 하우스의 본래 정체성이 가려지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미국 내 ‘Peking’이라는 이름을 단 중식당들은 대개 북경오리를 비롯한 전형적인 중화권 연회 요리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특히 뉴욕에서는 Peking Duck House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 오리 구이를 테이블에서 직접 썰어 서빙하는 형식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tripadvisor+2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온 Peking Duck House 관련 리뷰들을 보면, 오리 껍질에 맥아당(몰토즈)을 고루 발라 고온에서 구워내면서 속살은 부드럽고 겉껍질은 바삭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북경오리 조리법이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구운 오리는 테이블로 통째로 나와 바로 앞에서 해체되고, 얇은 팬케이크(밀전병)에 파·오이·소스를 곁들여 싸 먹는 방식이 손님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tripadvisor+1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페킹 하우스 역시 이름에서 드러나듯 북경식 오리 구이와 전통적인 중식 메뉴를 중심으로 하되, 미주형 중국 레스토랑처럼 오렌지 비프, 스위트 앤 사워, 볶음밥, 해산물 요리 등을 두루 갖춘 다목적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Peking Duck House 체인에 대한 리뷰들을 보면, 북경오리 외에도 오렌지 소고기, 해산물 볶음, 딤섬 스타일의 만두, 탕류가 가족·단체 손님에게 고루 호평을 받았으며, 30명 안팎의 연회·생일·회식에 자주 쓰였다는 점이 반복된다. 페킹 하우스도 이와 유사한 포지션에서, 커뮤니티의 연회·회식 수요를 흡수하던 전형적인 ‘연회형 중식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naver+3
4. 페킹 하우스 주방에서 태어난 펙킹 하우스 치킨
뉴욕의 푸드 미디어와 유튜브, 틱톡 등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한 대상은 사실상 레스토랑이 아니라 ‘펙킹 하우스(치킨 브랜드)’다. 이 치킨은 겉은 극도로 바삭하고, 속은 육즙을 유지한 상태에서 매콤한 칠리 맛이 폭발하는 것이 특징이며, 일부 리뷰에서는 “입안을 태울 듯한 칠리 프라이드 치킨”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강렬한 맛의 레벨을 강조한다.reddit+2youtube
에릭 황은 이 치킨에 대만·중국·미국 남부 프라이드치킨의 요소를 혼합해 독자적인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평가된다. 조리 과정에서는 전통적인 파인다이닝의 테크닉이 적용되는데, 브라인·마리네이드·배터 작업과 튀김 온도 관리에서 상당히 세밀한 컨트롤이 동원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뉴욕 이터(Eater NY)의 리뷰는 펙킹 하우스를 “뉴욕 최고의 핫 프라이드 치킨 중 하나”라고 규정하면서, 이 치킨이 파인다이닝 셰프의 경험과 중국계 미국인 2세의 정체성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eater+1youtube
흥미로운 것은, 이런 고도의 실험이 모두 페킹 하우스라는 ‘올드 스쿨’ 중식당의 주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에릭 황은 삼촌이 운영하던 이 레스토랑 주방에 마련된 금속 작업대를 자신의 사무 공간 겸 개발 공간으로 쓰면서, 낮에는 전통 중식이 돌아가고 밤에는 자신이 준비하는 팝업용 치킨과 사이드 메뉴가 나가는, 이중 구조의 운영을 이어갔다. 이 공간적·운영상의 공존이 바로 페킹 하우스 스토리의 핵심적 매력이다.esquire
5. 웨이팅 리스트 8,000명, 그리고 독립 매장까지
펙킹 하우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팝업 형태의 운영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뉴욕 이터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때 이 치킨을 먹기 위해 온라인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약 8,000명에 달했으며, 실제 주문까지 수 주를 기다리는 사례도 흔했다. 이 시기 에릭 황과 팀은 페킹 하우스 주방에서 하루 150인분 수준의 주문을 처리하며, 퀸즈 전역과 브루클린, 맨해튼까지 배달을 보내는 시스템을 유지했다.eateryoutubeesquire
이후 펙킹 하우스는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 지역에 독립 매장을 열며 팝업 단계를 벗어난다. 유튜브·틱톡 등에서 소개되는 현재의 펙킹 하우스 매장은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캐주얼 다이닝 형태에 가깝고, 손님들은 2조각 플레이트와 사이드 메뉴를 조합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구조다. 이런 확장은 곧 페킹 하우스라는 원래 레스토랑과의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올드 스쿨 중식 레스토랑 주방에서 출발해 뉴욕 대표 치킨 집으로 성장했다”는 스토리를 더욱 극적으로 완성했다.tiktok+1youtubeesquire
6. 전통 중식 레스토랑과 2세 셰프의 공존이라는 의미
에릭 황의 사례는, 미국의 오래된 중식당이 단순히 ‘향수의 공간’으로만 남지 않고, 2세대 셰프들의 실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페킹 하우스는 오랫동안 커뮤니티에 뿌리 내린 가족 레스토랑이었지만, 동시에 에릭 황에게는 고향의 맛과 정체성이 응축된 주방이자, 팬데믹 이후 커리어를 재설계할 수 있는 안전한 베이스였다.eater+1
전통적인 Peking Duck House류 중식당들이 40년 가까이 같은 메뉴와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세대 교체를 통해 새로운 퓨전 메뉴나 팝업을 수용하는 사례는 뉴욕에서 점차 늘고 있다. 특히 북경오리처럼 손이 많이 가는 전통 요리와, 프라이드치킨처럼 즉각적인 쾌감을 주는 대중 메뉴가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할 때, 손님들은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페킹 하우스와 펙킹 하우스의 관계는 바로 그런 공존 모델의 대표적인 예로 자주 언급된다.tripadvisor+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