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포스코 협력사 하청 노동자 근로자 직고용 배경

포스코가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하청) 노동자 약 700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15년 넘게 이어진 사내하청·불법파견 갈등이 구조적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열렸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 ‘상생 제스처’가 아니라, 불법파견 소송 누적·산업재해·노란봉투법 시행이 한꺼번에 압박을 가한 결과이자, 제조업 원·하청 구조 전반에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중대한 변화로 해석됩니다.

결정의 핵심 내용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조업을 직접 지원해온 협력사 현장 인력 약 7000명을 순차적으로 포스코 직원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은 제철 공정에서 ‘핵심 조업 지원’을 맡아온 협력사 노동자들로, 구체 직군과 전환 방식은 안전과 업무 재편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정·시행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포스코는 이들을 자회사로 우회 편제하는 대신 본사 직접고용을 택했는데, 대기업이 하청 노동자 수천 명 수준을 본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하는 사례는 한국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회사 측은 “협력사 직원 직고용을 통해 산업현장 안전 체계를 혁신하고, 원·하청 간 상생 기반을 구축해 미래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하며, 고용 구조 개편을 경영 전략 차원에서 포장했습니다.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포항·광양제철소에 최대 100곳 안팎의 협력사가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이들 하청 인력 중 상당수가 포스코 공정 내에서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사내하청 구조의 실질적 흡수’라는 의미도 부여됩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이미 다단계 하청 구조를 포함한 하도급 문제의 근본적 개선 방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 7000명 직고용 발표는 그 방침을 구체적인 인사 구조 개편으로 현실화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15년 불법파견 논란과 소송의 흐름

이번 직고용 결정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10년 넘게 이어진 사내하청·불법파견 소송과 그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입니다. 포스코 제철소 현장은 24시간 설비를 멈추지 않고 가동해야 하는 공정 특성상, 포스코 정규직과 협력사 소속 인력이 같은 공간에서 혼재해 일하는 구조가 고착되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 소속 노동자 상당수가 사실상 포스코의 지휘·감독을 받는 형태로 일해왔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제기되었고, 2011년에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원청)는 포스코”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습니다.

법원 판단은 점차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누적되었습니다. 2022년 대법원은 일부 하청 노동자에 대해 포스코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직고용 의무를 확정해 59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2023년 이후에도 서울고등법원 등이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추가적인 직고용 판결을 잇따라 내렸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서울고법이 하청 근로자 88명에 대해 포스코의 직고용 의무를 인정하는 등, 불법파견 관련 소송은 수십 건으로 늘어나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집단 소송 형태로 확대되었습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진행 중인 불법파견 관련 소송은 약 28건에 달했으며, 이는 향후 판결 결과에 따라 거액의 임금 소급, 추가 직고용 의무, 이미지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비용과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었습니다. 2022년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직군 차이와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자, 장인화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당사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방향성을 정리하겠다”고 언급하며 고용 구조 재편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습니다. 이번 7000명 직고용 방침은 그 ‘방향성 정리’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된 결과로, 소송이 계속 누적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고용 구조를 재설계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결단으로 읽힙니다.

노란봉투법과 산업재해 압박

법·제도 환경의 변화도 포스코의 결정을 재촉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올해 3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원청 기업이 간접고용·하청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할 범위가 넓어지는 방향으로 노동법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이 자신과 직접 고용 관계가 없는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게 만들고, 사용자 개념을 확장함으로써 원·하청 구조를 통한 책임 회피를 어렵게 하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경우, 제철소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산업재해와 중대 재해 사건이 이미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원청인 포스코가 현장의 안전·보건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면서도, 노동자 상당수를 협력사 소속으로 두는 구조는 “책임은 분산하고 이익은 집중하는 방식”이라는 비판을 낳았고, 노란봉투법 시행은 이러한 구조적 비판에 법적 뒷받침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와 노동계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결정이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파업·소송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원·하청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경영 판단”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즉, 포스코는 불법파견 소송 패소가 누적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노동 분쟁에서 원청 책임이 더 무겁게 인정될 수 있는 제도 환경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핵심 공정의 협력사 인력을 정규직으로 흡수하는 것은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파업·소송·산재 리스크를 줄이고, 현장 통제와 안전 관리의 실효성을 높여 전체적인 경영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청·원청 구조와 노동·경영 효과

이번 조치는 국내 제조업에서 관행처럼 유지되어 온 원·하청 구조, 특히 사내하청 모델에 상당한 파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협력사에 맡기면서도, 실제로는 공정 통제와 업무 지시를 원청이 담당하는 구조를 유지해왔고, 이는 인건비·복지·노동 강도에서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 간 큰 격차를 고착시켜 왔습니다. 포스코 사례에서는 포항·광양제철소에서만 최대 100곳의 협력사가 운영되며 다단계 하청이 얽혀 있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제철소의 상시·지속 업무를 맡아 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상시업무의 외주화”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이번 직고용 발표가 임금·복지·고용안정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본사 정규직 전환은 통상 임금 수준과 복리후생, 교육·승진 기회, 노조 조직률 측면에서 협력사 수준과는 다른 조건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고, 이는 노동시장 내 ‘하청 저임금 구조’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습니다. 동시에, 협력사 경영 입장에서는 핵심 인력의 대거 이탈로 인해 독자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고, 일부 협력사들은 사업 구조 조정이나 통폐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포스코는 직고용 과정에서 협력사와의 상생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질적인 보완책이 어떻게 마련될지는 추가적인 정책 설계와 교섭에 달려 있습니다.

경영 전략 차원에서 보면, 포스코의 결정은 비용·리스크 트레이드오프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천 명의 직고용으로 인해 인건비와 복리후생 비용이 증가하고, 인사·노무 관리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불법파견 소송 비용, 대규모 손해배상 가능성, 반복되는 산재와 하청 구조 비판으로 인한 평판 리스크, 노란봉투법에 따른 법적 부담 등을 줄여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은 이를 “파격 상생이자 리스크 관리”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과제와 쟁점

향후 쟁점은 직고용의 구체적인 범위·속도·조건입니다. 포스코는 우선 포항·광양제철소의 ‘조업지원’ 협력사 인력을 중심으로 직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직무와 직군까지 포함할지, 비핵심·간접 부문 하청 인력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의 개선을 할지 등은 아직 세부안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상 인력 선별 과정에서 “누가 들어가고 누가 배제되는가”를 둘러싼 내부 갈등과 법적 분쟁 가능성도 존재하며, 직고용 시점과 절차, 임금체계·직급 부여 방식 등도 노사 교섭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또 하나의 핵심은 기존 포스코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입니다. 대규모 하청 직고용은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 체계·업무 배치·승진 구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노조 입장에서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와 “기존 조합원의 이해가 어떻게 조정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반대로 하청 노동자 측에서는 “직고용 이후에도 직무나 승진에서 2등급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어, 형식적인 ‘직고용’이 아닌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차별 해소가 이뤄지느냐가 이번 개편의 성패를 가를 변수입니다.

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면, 포스코의 조치는 현대제철, 조선·자동차·조선 기자재 등 다른 중후장대 제조업 원청 기업들에도 일정한 압력과 참고 사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이후 원청 사용자 책임이 확대되는 법·제도 환경 속에서, 사내하청 구조를 유지할지, 자회사·직고용·통합법인 등 다른 모델로 전환할지에 대한 선택은 여러 대기업의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실제 직고용 과정에서 어떤 비용·갈등·성과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다른 기업들의 고용 전략에도 영향을 주면서 한국 제조업의 고용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