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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E 전립선암 상관 관계

비타민 E와 전립선암의 상관관계는 “예방에 도움 된다”는 과거의 기대와 달리, 고용량 보충제 형태에서는 오히려 일부에서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정리되는 중입니다.

핵심 연구: SELECT 임상시험

비타민 E–전립선암 논의를 사실상 뒤바꾼 결정적 연구가 바로 미국 NCI(국립암연구소) 등이 주도한 SELECT(Selenium and Vitamin E Cancer Prevention Trial)입니다. 이 연구는 셀레늄과 비타민 E 보충제가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2001~2004년 사이 미국·캐나다 등 400여 개 센터에서 3만 5천 명 이상 남성을 모집해 시행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입니다. 참가자들은 하루 비타민 E 400 IU, 셀레늄 200 μg, 두 물질 병용, 혹은 위약을 복용하도록 무작위 배정되었고, 최소 7년 이상 추적 관찰했습니다. 초기 가설은 항산화제로서 두 물질이 활성산소를 줄여 전립선암을 예방해 줄 것이라는 것이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2008년 중간 분석에서 비타민 E와 셀레늄을 단독 혹은 병용으로 복용해도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독립 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참가자들에게 보충제 복용 중단이 통보되었습니다. 이후 추가 추적 결과를 반영한 2011년 JAMA 논문에서 비타민 E 단독군에서 전립선암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고용량 비타민 E 보충제에 대한 경고가 본격화됐습니다.

위험 증가의 구체적 수치

SELECT 최종 분석에서, 위약군의 전립선암 발생률을 기준(참고값)으로 했을 때 비타민 E만 복용한 군에서 전립선암이 약 17%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위약군에서는 1,000명당 약 65명이 7년간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반면, 비타민 E 400 IU를 매일 복용한 군에서는 1,000명당 76명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절대 위험 증가로 환산하면 7년 동안 1,000명당 11명이 추가로 전립선암에 걸린 셈이고, 인년(person‑year) 기준으로는 1,000 인년당 1.6건 정도의 위험 증가가 보고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17%가 “해당 연구 조건(중년~고령 남성, 하루 400 IU 합성 비타민 E 보충제 장기 복용)”에서의 상대적 증가라는 점입니다. SELECT 연구팀은, 미국 65세 이상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률이 SELECT 위약군과 유사하므로, 이 나이대에서 매일 400 IU 비타민 E를 보충제로 복용하면 전립선암 위험이 비슷한 정도(약 17% 증가)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셀레늄 단독이나 셀레늄+비타민 E 병용군에서도 위약 대비 전립선암 발생이 약간 많았지만, 이 쪽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우연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다른 연구·메타분석에서의 결론

SELECT 이전에는 비타민 E가 전립선암을 포함한 여러 암을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무작위 대조시험들을 모은 2006년 메타분석에서는 비타민 E 보충이 전체 암 발생이나 사망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전립선암에 한정하면 상대위험도 0.85(95% CI 0.73–0.96)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고위험 남성에서 비타민 E 예방적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메타분석은 SELECT와 같은 대규모 최신 데이터를 포함하기 전의 결과로, 이후 근거가 크게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보다 최근의 2022년 메타분석에서는 식이로 섭취하는 비타민 E와 보충제로 섭취하는 비타민 E를 구분해 전립선암과의 상관을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식이를 통한 비타민 E 섭취는 전립선암 위험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고(상대위험도 약 0.97), 보충제를 통한 섭취 역시 전체적으로는 유의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상대위험도 약 0.99). 다만 유럽에서 수행된 일부 연구를 따로 보면, 보충제 비타민 E가 전립선암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결과도 있어(RR 0.81, 95% CI 0.69–0.97), 인구 집단·생활습관·영양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여지는 있습니다. 이런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고용량 비타민 E 보충제가 일관되게 전립선암을 줄인다”는 근거는 현재로선 없으며, SELECT처럼 오히려 위험 증가를 보인 연구가 가이드라인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전적 추정: 왜 위험이 늘었을까

기전(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비타민 E(주로 알파‑토코페롤)는 지용성 항산화제로서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DNA 손상을 줄여 암 발생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항산화제는 일정 농도 범위를 넘어가면 오히려 세포 신호전달과 면역반응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활성산소를 과도하게 제거할 경우 손상된 세포가 자연스럽게 제거되는(아포토시스) 과정이 억제될 수 있다는 역설적 가설도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SELECT에서 사용된 400 IU라는 고용량 합성 알파‑토코페롤이 다른 형태의 비타민 E(예: 감마‑토코페롤, 토코트라이엔올) 농도를 떨어뜨려 전체적인 항산화 균형을 깨뜨렸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동물실험과 일부 인체 연구에서, 특정 형태의 비타민 E만 고용량으로 투여하면 다른 형태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염증 조절과 세포 신호전달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전립선암은 호르몬(안드로겐), 식이 지방, 만성 염증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데, 이런 요인들과 고용량 항산화제 섭취가 상호작용하면서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았을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항산화제=무조건 몸에 좋다”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용량·형태·노출 기간·기저 건강상태 등에 따라 항산화제가 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으며, SELECT는 그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해석과 현재 권고

현재까지의 근거를 종합하면, 일반 인구에서 고용량 비타민 E 보충제를 복용해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는 전략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특히 SELECT에서처럼 하루 400 IU 수준의 장기 복용은 전립선암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여, 많은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비타민 E 보충제를 암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라’는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식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되는 비타민 E(식물성 기름, 견과류, 씨앗, 녹색 잎채소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전립선암 위험을 의미 있게 높이거나 낮춘다는 강한 근거가 없으며,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서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SELECT에서의 위험 증가는 특정 연령(중년 이후 남성), 특정 용량과 제형(합성 알파‑토코페롤 400 IU), 그리고 특정 기간(수년간 장기 복용)이라는 조건에 한정된 관찰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치료 목적으로 낮은 용량의 비타민 E가 처방되는 특수한 상황(예: 일부 희귀 지질대사 질환 등)까지 SELECT 결과를 그대로 일반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조식품으로 “노화·피부·피로” 등을 이유로 장기간 고용량 비타민 E를 복용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전립선암을 포함한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비타민 E 고용량 보충제를 복용해 왔던 중년 이상 남성이 전립선암 위험을 우려할 경우, 스스로 임의 중단하거나 과도하게 불안해하기보다, 자신의 가족력·전립선비대증 여부·PSA 수치·기타 약물 복용 내역 등을 종합해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시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에 속하므로, 연령과 위험도에 따른 적절한 PSA 검사·직장수지검사 등 정기 검진 전략이 비타민 E 보충제보다 훨씬 중요한 예방·관리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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