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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 퇴근후N 강서구 방화동 주꾸미 생쭈꾸미 숯불 쭈꾸미 맛집 식당

퇴근길을 녹이는 봄의 맛, 제철 주꾸미와 신입 아나운서의 첫 도전

밤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요즘, 퇴근길 발걸음이 괜스레 가벼워진다. 한겨울의 매서운 공기 대신 봄의 냄새가 스며드는 3월, 직장인들의 마음속에도 작은 들뜸이 자리 잡는다. 바로 ‘제철 음식’의 계절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밥상 위로 봄의 생기가 오르는 지금, <퇴근후N> 카메라는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 아나운서 고강용을 따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으로 향했다. 오늘의 미션은 단순하다. “봄이 오는 소리를 맛으로 전할 것.” 그에게 주어진 단서 두 글자, 바로 ‘주꾸미’였다.

생생한 봄의 현장, 방화동으로 가다

지하철 5호선을 따라 마곡을 지나 방화역에 내리면, 어느새 공기부터 다르다. 공항철도 인근이라 그런지 담백한 바람 사이로 바닷내음이 조금 묻어난다. 방송용 마이크를 손에 쥔 고강용 아나운서는 들뜬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요즘 같은 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주꾸미 아닙니까? 퇴근길 피로를 잊게 해주는 진짜 별미, 오늘 제가 제대로 찾아내겠습니다!”

20대의 패기와 신입다운 순수함이 뒤섞인 그의 목소리는 현장 분위기를 한층 밝게 했다. 방송팀이 도착한 곳은 28년째 주꾸미 하나로만 승부하는 ‘방화 주꾸미 명가’. 이곳의 주인 이준호 씨는,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다. 불판 위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꾸미를 올릴 때마다 숯불의 붉은 기운이 반짝였다.

“주꾸미는 하루만 늦어도 맛이 달라요. 바로 살아 있는 아이들을 잡아와, 그날 바로 손질해 숯불에 굽는 게 이 집의 철칙이죠.”
이 사장의 말에는 평생 한 업종만 지켜온 장인의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쫄깃함이 살아 있는 생주꾸미, 입안 가득 찬 봄

먼저 만나본 메뉴는 생주꾸미 구이. 흔히 탕이나 볶음으로만 접해본 주꾸미를 살아 있는 채로 숯불에 굽는다는 게 신기하다. 이 사장은 유난히 힘이 좋은 주꾸미를 보여주며 말했다.
“보세요. 쟁반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라요. 이런 녀석들이 바로 봄철 진짜 주꾸미입니다. 알이 꽉 찬 상태로 잡히는 3월 주꾸미는 바다의 선물이에요.”

숯불 위에 올리자 투명한 살결이 서서히 하얗게 변하고, 그 표면에 은은하게 기름방울이 맺힌다. 타닥타닥 튀는 소리와 함께 퍼지는 고소한 향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다. 고 아나운서도 잠시 방송을 잊은 듯, 눈을 반짝이며 불판을 바라봤다.
“이 소리만 들어도 피로가 녹는 것 같아요. 진짜 힐링 사운드네요.”

노릇하게 익힌 주꾸미를 참기름에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터져 나온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단맛과 참기름의 깊은 향이 황금 조합을 이룬다. 이 사장은 “이 집에서는 주꾸미를 고소한 참기름에 찍어 제철 나물인 참나물과 함께 먹는 게 정석”이라 귀띔했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참나물의 향긋함이 고소한 주꾸미와 어우러지며 봄의 산과 바다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 조화가 완벽하게 어울려 ‘참참 듀오’라고 불린다는 설명에 고 아나운서도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와, 이건 정말 자연이 빚은 밸런스예요. 봄의 맛을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네요.”

알이 가득 찬 3월의 특권

특히 주꾸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하얀 알은,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특권이다. 불판 위에서 익으며 마치 쌀밥이 익어가는 듯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단골들 사이에서는 ‘자연산 초밥’이라 불릴 만큼 감칠맛이 진하다. 고 아나운서는 한 점 맛보고는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이건 정말 별미 중 별미네요. 씹을수록 고소하게 터지는 맛이랄까… 그냥 흰 밥 없이도 밥 한 공기 먹은 기분이에요.”

이 사장은 덧붙인다.
“요즘 젊은 분들 중엔 양념 주꾸미만 찾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주꾸미의 맛은 이런 생구이에 있어요. 불맛, 바다맛, 기름맛이 삼박자를 이뤄야 하죠.”

매운맛 20단계, 스트레스를 날리는 불의 유혹

하지만 이 집의 진짜 명물은 따로 있다. 바로 ‘양념 숯불 주꾸미’. 새빨간 양념이 주꾸미 살에 그대로 배어들며 구워지는 그 모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처럼 보인다. 고 아나운서가 다가가 물었다.
“사장님, 매운맛이 1단계부터 20단계까지 있다던데… 진짜예요?”
“그럼요. 정확히 스무 단계로 나눠져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캡사이신 안 씁니다. 오로지 고춧가루와 몇 가지 천연 재료로만 매운맛을 조절하죠.”

보통 매운 양념은 혀를 마비시키기 쉽지만, 이곳의 양념은 입안을 화끈하게 달구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달콤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자꾸만 젓가락이 가게 된다. 고 아나운서 역시 5단계 매운맛에 도전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매운 맛에 살짝 진땀을 흘렸다.
“와… 이건 퇴근 스트레스가 아니라 이번 주 피로 전부를 날려버릴 정도인데요?”

스태프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런데 신기하게, 매운데 자꾸 먹고 싶어요. 이게 진짜 마성의 양념이네요.”

실제로 직장인 손님들 중에는 ‘매운맛 해독 퇴근식’을 위해 매일 이곳을 찾는 단골들도 많다고 한다. 퇴근 후 입안에 감도는 매운 기운이 하루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다. 이 사장은 “그게 바로 주꾸미의 힘”이라고 말한다.
“주꾸미에는 타우린이 많아서 피로회복에도 좋거든요. 맵게 굽고 나면 땀이 쭉 빠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그러니까 이게 직장인들에겐 천연 보약인 셈이죠.”

퇴근길, 봄의 길목에서 만난 사람들

그날 방화동의 작은 골목 안에서는 봄을 찾는 손님들로 줄이 길게 이어졌다. 서너 명이 함께 식탁을 둘러앉아 “오늘 정말 잘 왔다”며 흥겨워하는 모습이 <퇴근후N> 카메라에 포착됐다. 빨갛게 익은 주꾸미 한 점에 소주잔이 부딪히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묘한 여유가 번졌다.

고 아나운서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잠시 불판 앞을 떠나지 못했다.
“사실 방송은 많이 긴장했는데, 주꾸미 한입 먹고 나니까 기운이 확 나네요. 봄에 이런 음식이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에요.”

그는 끝으로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오늘 제가 느낀 봄의 맛은 단순히 미각이 아니라, 하루를 열심히 보낸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였어요. 퇴근길, 잠깐이라도 이런 제철 음식을 만날 수 있다면, 매일이 조금은 더 특별해질 것 같습니다.”

주꾸미, 그 한 점에 담긴 계절의 온도

<퇴근후N>이 전한 이날의 방송은 단순한 ‘맛집 탐방’ 이상이었다. 세상과 부딪히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 아나운서의 풋풋한 에너지, 봄 제철 생물의 생명력, 그리고 퇴근 후 직장인들의 작은 행복이 겹겹이 어우러졌다. 한 점의 주꾸미에 담긴 바다의 온도와 불의 향, 그리고 봄의 감촉은 결국 ‘지친 하루를 다시 살아갈 힘’을 상징했다.

바쁜 하루 끝, 자기 자리에 앉아 저녁을 먹을 때 우리 모두는 조금씩 회복된다. 그 한 끼가 주는 위로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전하고자 했던 신입 아나운서 고강용의 봄날의 미식 리포트. 방화동 주꾸미의 불빛처럼 따뜻한 그의 퇴근길은 그렇게 서울의 저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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