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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세계음식문화관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교’가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탁으로 변신했다. 울산시는 2026년 3월 10일 오전 11시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교 상부에서 ‘울산 세계음식문화관’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로 교량 위에 조성된 미식 공간으로, 시민과 외국인 근로자가 함께 다양한 세계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식당 집합소를 넘어, 도시의 상징적 공간인 교량을 문화·관광·미식이 어우러진 복합 플랫폼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도 주목받는 사례다.


입지 — 울산교와 태화강

1935년 개통된 울산교는 길이 356m, 너비 8.9m 규모로, 1994년부터 차량 통행이 금지된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울산교는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노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도교다. 오랜 역사를 지닌 이 보행 전용 다리는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울산시는 ‘음식과 풍경,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기획 취지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울산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시설 규모 및 구조

세계음식문화관은 울산교 상부에 가로 20m, 세로 2.6m 규모 가설건축물 4개 동(각 52㎡)으로 구성됐다. 총 사업비는 20억 원이 투입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6월 추경예산을 통해 사업비를 확보한 뒤 건축 설계와 교량 구조 검토, 구조설계 용역을 거쳐 총 4개 동(각 2.6m×20m)의 건축물을 조성했다. 기존 울산교 시설 일부를 개선하고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교량 위 공간을 새로운 문화 기반(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안전 문제도 사전에 철저히 대비했다. 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계 단계부터 울산교 안전 점검과 구조검토 용역을 진행했으며, 강풍에 대비한 풍하중 구조설계를 반영했다.

4개 동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제1호관 — 해울이카페 및 시민 휴게 공간
  • 제2호관 — 우즈베키스탄·멕시코 음식점
  • 제3호관 — 태국·베트남 음식점
  • 제4호관 — 일본·이탈리아 음식점

입점 국가 및 메뉴

낮에는 탁 트인 강변 전망을, 밤에는 화려한 도심 야경을 감상하며 우즈베키스탄, 멕시코, 태국, 베트남, 일본, 이탈리아 등 6개국의 정통 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태국식 샐러드 ‘쏨땀타이’, 우즈베키스탄 볶은 소고기 요리 ‘갈란드스키’, 일본식 치킨난반, 베트남 짜조 등 나라별 전통 음식 3~4가지를 선보인다. 단품 가격은 2,500원부터 3만 6,000원까지 형성됐다.

다양한 국가의 정통 음식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외국인 주민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세계 미식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운영 주체 및 고용 구조

세계음식문화관의 운영 구조는 단순한 임대 방식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 사회통합 측면까지 고려해 설계되었다.

특히 제2호관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은 울산시와 우호 교류 협력을 맺은 페르가나주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울산시설공단이 현지 종사자 2명을 직접 고용해 운영한다. 베트남과 태국 음식점은 현지인(결혼이민자 등)이 직접 운영한다. 멕시코·이탈리아·일본 음식점은 울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영업자들이 입찰을 통해 선정돼 수준 높은 미식을 선보인다. 해울이카페는 노인일자리 기관인 중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을 맡아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이처럼 외국인 직고용, 결혼이민자 창업 지원, 노인 일자리 창출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적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조성 배경 — 다문화 도시 울산

울산은 제조업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거주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전체 인구 100명 가운데 3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다문화 비중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말 기준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만 5,193명으로 전년 대비 3,523명(11.1%) 증가했다.

울산시는 이러한 도시 환경 변화에 맞춰 외국인 주민에게는 고향 음식을 통한 정서적 위안을, 시민에게는 세계 미식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음식문화관 조성을 추진해 왔다.


운영 시간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나라별 전통음식 2~3가지 메뉴를 판매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 —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와 관광 벨트

세계음식문화관은 단발적인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울산의 중장기 관광 전략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탐방과 세계음식문화관 미식 체험, 수변 레저 활동을 잇는 이른바 ‘먹고, 걷고, 즐기는’ 울산 대표 생태 관광 코스로 육성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세계음식문화관 운영을 통해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울산의 음식문화를 알리고 야간 조명, 축제·행사, 체험 프로그램 등과의 연계도 추진해 태화강을 따라 이어지는 관광·여가 지대(벨트)로 관리·운영할 방침이다.


의의와 기대 효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이번 사업을 GRDP 1위 지역인 울산이 ‘세계인이 살고 싶은 문화 도시’로 전환하는 핵심 전략의 하나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태 울산시 식의약안전과장은 “정책적 의미와 파급 면에서 지역 관광·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이 사업을 다층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실험적 모델이 될 것”이라며, “교량 공간의 새로운 활용으로 도심 수변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세계음식문화관은 산업도시 울산이 문화·관광 도시로 변모하는 상징적 전환점이자, 다문화 공존과 지역경제 활성화, 생태 관광을 한 공간에 녹여낸 전국 최초의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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