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은 10년 넘게 논의가 이어져 온 동북권 개발의 핵심 현안이지만, 2026년 현재까지도 ‘완전 이전’은 사실상 좌초 국면이고, 축소 이전·부분 존치 등이 동시에 거론되는 유동적 상황입니다.
사업의 출발점: 창동차량기지·동북권 개발 구상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논의의 출발점은 서울 동북권, 특히 노원구·도봉구 일대를 수도권 북부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만드는 도시개발 전략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구상의 중심에는 창동차량기지 이전과 그 부지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개발이 있었고, 창동차량기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부지도 함께 개발해야 ‘판이 커지는’ 구조였습니다. 창동기지와 면허시험장을 합치면 약 24만㎡에 이르는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라 불릴 정도로 희소성이 큰데, 이 면적을 통째로 비워야 서울시가 그리는 디지털·바이오·문화 복합도시 구상이 구현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로 조성해 대형 병원, 바이오·제약 기업, 연구시설, 공연장(서울아레나) 등을 집적시키는 동북권 신경제 축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토지 이용 효율이 낮고 민원 발생도 잦은 면허시험장 기능은 서울 밖으로 이전하는 것이 도시계획상 합리적이라는 논리가 형성됐습니다.
2021년 3자 협약과 ‘의정부 장암역 이전’ 구상
전환점은 2021년 12월, 서울시·의정부시·노원구가 체결한 3자 협약입니다. 이 협약에서 서울시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254-4 일원, 즉 지하철 7호선 장암역 인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전 예정 부지는 약 6만 425㎡ 규모로, 기존 노원 상계동 시험장 부지(약 6만7천㎡)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기능을 거의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서울시는 의정부시에 상생발전기금 약 500억 원을 지원하고, 도로·교통 등 기반시설 정비와 주변 개발 지원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장암동 부지를 새 시험장 터로 쓰도록 합의했습니다. 이 모델은 서울시가 ‘수혜 지역’인 동북권 개발을 위해 인접 기초지자체와 재정·개발 이익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광역 상생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창동차량기지는 남양주 진접으로 이전, 도봉면허시험장은 의정부 장암으로 이전, 그 자리에 S-DBC와 바이오메디컬 복합단지가 들어서는 삼각 구도가 비교적 명확해졌고, 2025년경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목표 일정도 언급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노원구 지역정가에서는 “수십 년 묵은 숙원이 드디어 풀린다”는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그린벨트 해제·정치 변수로 ‘장암 이전’ 좌초
하지만 장암 이전 구상은 실제 실행 단계로 들어가면서 각종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우선 새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인 만큼, 해제 절차와 환경·교통 영향평가, 국토부 협의 등 복잡한 행정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의정부 지역 내에서도 그린벨트 해제와 교통 혼잡, 소음·매연에 대한 주민 반발이 제기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의정부시장의 교체 이후 시정 기조가 바뀌면서, 이전 사업 자체에 대한 의정부시의 태도가 유보·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의정부시는 “시험장 이전에 따른 환경·교통 부담에 비해 서울시가 제공하는 재정 지원과 지역 발전 효과가 크지 않다”는 기류를 보였고, 3자 협약에서 합의했던 장암 이전안은 사실상 재협상 또는 백지화 대상이 됐습니다.
서울시와 노원구 입장에서는 장암 부지 외 대체 후보지를 새로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2020년대 초반까지 의정부 장암, 장암동 군부지, 기타 수도권 외곽 부지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모두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즈음에는 “도봉면허시험장의 ‘완전 이전’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진단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축소 이전·부분 존치’ 시나리오의 등장
완전 이전이 좌초 국면에 들어서자 서울시와 노원구는 계획을 수정해, 도봉면허시험장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창동차량기지 개발부지 내부로 축소 이전하는 방안을 최우선 시나리오로 올려놓습니다. 이는 기존 상계동 시험장 부지를 최대한 S-DBC·바이오단지 용지로 활용하면서도, 주민들의 접근성과 시험장 운영 기능을 어느 정도 유지하겠다는 절충안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경찰청과의 협의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창동차량기지 개발부지 북측 일부를 면허시험장 용지로 제공하는 방안까지 언급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구상은 크게 보면 ‘입지만 약간 이동하는 내부 재배치’에 가까워, 행정구역상 ‘서울 밖으로 나가는 이전’과는 다른 성격입니다.
다만 이 같은 축소 이전 방안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면허시험장이 존치되면 소음·교통 혼잡 문제가 계속된다”며 반발하고 있고, 애초 완전 이전을 전제로 개발 청사진을 그렸던 만큼, 개발 밀도·용도 배치가 바뀌면서 사업성·도시 이미지 측면에서 후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서울시는 “S-DBC 구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시험장이 일부라도 남을 경우 고밀 바이오·업무 단지의 연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2026년 현재 추진 상황과 전망
운전학원·응시생 커뮤니티 등에서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하는 내용에 따르면,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은 여전히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이전 시기·새 부지 위치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노원구 창동차량기지 개발과 서울아레나,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디지털·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연동돼 있어, 서울시 도시개발 기본계획 발표(예상 시점 2025년 말 전후)에 따라 보다 명확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중(2026년 이후) 이전 부지를 확정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이는 의정부 장암 이전이 무산된 이후 대체안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 구체적인 지번·규모·일정까지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수험생·인근 주민 입장에서는 “당분간은 상계동 도봉시험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정도의 실질적 메시지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사업이 길게 표류하는 이유는 첫째, 시험장 기능 특성상 소음·교통·환경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어느 지자체든 수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 둘째, 그린벨트 해제와 국토부 승인 등 중앙정부 차원의 절차가 필수라는 점, 셋째, 지방선거·총선 등 정치 일정이 얽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이 갖는 의미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공공시설 재배치를 넘어, 서울 동북권 도시 구조 재편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큽니다. 먼저 토지이용 측면에서 보면, 시험장·차량기지 같은 기반시설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면서도 생산·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를 외곽으로 옮기고 도심에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문화·주거를 집적하는 것이 최근 대도시 재개발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또한 동북권은 그간 강남·여의도·마곡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규모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지역입니다. 도봉시험장·창동차량기지 부지에 바이오·디지털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강북·동북권에도 고급 일자리와 R&D 인프라가 생기면서 지역 간 격차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큽니다. 동시에, 시험장 이전 과정에서 의정부 등 인접 도시와의 상생·갈등 조정 경험은 향후 수도권 광역 개발 정책의 중요한 레퍼런스로 남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은 2021년 의정부 장암 이전 협약으로 한차례 ‘가시화’됐다가, 그린벨트·정치 변수로 좌초하고, 다시 창동차량기지 내부 축소 이전 등 여러 대안을 모색하는 ‘진행형’ 과제입니다. 도시개발·부동산·교통 정책이 한꺼번에 얽힌 대표적인 장기 현안인 만큼, 향후 서울시의 동북권 개발계획 발표와 지방선거·총선 결과에 따라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