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에서 맛볼 수 있는 ‘고리매’ 반찬은 동해 최북단 바다의 풍미와 어촌 일상성이 그대로 담긴 특이한 해초·해산물 튀김 반찬으로, 특히 현내면 대진항 일대 식당들에서 현지 어민들이 “귀한 메뉴”라고 부를 정도로 지역성을 강하게 띠는 별미입니다.
고성 바다와 ‘고리매’의 정체성
강원도 고성은 동해안에서도 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수온이 낮고 바닷물이 맑아 다양한 해조류와 생선이 풍부하게 잡히는 곳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해초류는 조직이 단단하고 향이 진한 편인데, 고성 어민들은 예전부터 말려서 국거리를 만들거나 튀김, 무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해 왔습니다. ‘고리매’라는 이름은 방송과 블로그에서 대체로 ‘해초 튀김’ 또는 ‘해초+산나물 같은 식감’으로 설명되며, 미역·모자반 계열 해초에 산나물 뉘앙스가 나는 독특한 향을 가진 재료를 튀겨 내는 메뉴로 소개됩니다.
실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고성 편에 등장한 설명에서도 고리매 튀김은 “해초랑 약간 산나물 섞어놓은 맛”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완전히 풀풀이한 해조류라기보다는 살짝 두툼하고 씹는 맛이 있는 해초를 사용한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해초 특유의 비릿함보다는 향긋한 풀 향과 고소함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라 지역 주민들은 반찬으로도 먹지만, 술안주나 아이들 간식으로도 곧잘 올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백반기행’이 보여준 고리매 반찬 한 상
고성 고리매 반찬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14회 ‘끝장나게 시원하고성! 강원도 고성 밥상’ 편입니다. 이 회차에서 소개된 현내면 대진항 인근 ‘쌍둥이네식당’은 7천원짜리 가정식 백반에 고리매 튀김을 포함해 다양한 생선요리를 내는 곳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블로그 후기들을 종합하면, 이 집 백반 한 상은 기본 국으로 생미역을 듬뿍 넣은 황태 미역국이 나오고, 그날 잡힌 생선으로 구이와 조림이 차려지며, 여기에 고리매 튀김이 더해지는 구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단일 메뉴로 팔아도 될 정도”라는 평가를 들은 생미역 황태 미역국과 함께 고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리매 튀김, 물가자미구이 등이 7천원에 함께 나와 가성비가 상당히 뛰어난 백반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방송에 등장한 화면과 후기를 보면, 고리매 튀김은 대게 조림, 물가자미 회·구이와 같은 바다 음식들 사이에서 입가심과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생선구이와 조림이 기름지고 짭짤한 편이라면, 고리매 튀김은 바삭한 튀김옷 안에 해초 특유의 풋풋한 바다 내음이 살아 있어 느끼함을 덜어주고 식탁 전체에 ‘바다 채소’의 존재감을 더해 줍니다.
식감·맛·조리 방식의 디테일
후기와 방송 설명을 바탕으로 보면, 고성 고리매 튀김의 가장 큰 특징은 식감입니다. 해초 자체의 줄기와 잎 부분이 살아 있어 튀김옷 안에서도 어느 정도 조직감이 느껴지고, 이 때문에 일반 미역튀김보다 한층 더 ‘산나물’ 같은 느낌이 난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바삭한 튀김옷을 한 입 베어 물면 겉은 가볍게 부서지고, 안쪽에서는 미세하게 쫄깃한 섬유질이 씹히며 은은한 바다 향이 퍼지는 식감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맛의 방향성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고소한 쪽에 가깝습니다. 튀김옷은 두껍게 입히기보다는 얇게 코팅하는 스타일이라 기름기가 과하게 느껴지지 않고, 해초 본연의 풍미가 그대로 전달되도록 간도 세지 않게 맞추는 편입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고리매 해초 튀김을 두고 “해초랑 산나물 섞은 맛”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미역이나 다시마처럼 노골적인 바다 향보다 봄나물 같은 향긋함이 먼저 느껴진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조리 과정은 전형적인 해초 튀김과 유사하지만, 핵심은 해초 자체의 신선도와 물기 조절입니다. 대진항 같은 어항에서는 그날 잡히거나 건져 올린 해초를 깨끗이 손질한 뒤 적당히 데치거나 물기를 빼고, 밀가루나 튀김가루 반죽을 얇게 입혀 고온에서 재빠르게 튀깁니다. 기름 온도가 낮으면 해초에서 나오는 수분 때문에 튀김옷이 눅눅해지고, 너무 오래 튀기면 해초의 색이 칙칙해지고 질겨질 수 있어 짧고 강하게 튀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성의 식당들에서는 이 부분을 숙련된 손맛으로 조절해, 겉은 가볍고 속은 촉촉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백반 상에서의 위치와 ‘엄마 밥상’ 이미지
여러 블로그 후기에서 반복되는 표현은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 같은 밥상”,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진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쌍둥이네식당을 방문한 이들은 백반을 주문했을 때 고리매 튀김을 포함한 다양한 반찬들이 상을 가득 채우는 모습에 놀라는데, 이는 고성이 여전히 ‘집밥’ 문화가 강한 어촌이라는 점을 반영합니다.
고리매는 이런 밥상에서 ‘특별하지만 과하지 않은’ 존재로 자리합니다. 생선구이, 대게 조림, 도치알탕·물곰탕 같은 메뉴가 메인이라면, 고리매 튀김은 어부들이 건져 올린 해초를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부요리이자 반찬입니다. 즉, 메인은 아니지만, 있어야 비로소 고성 바다 백반이 완성되는 ‘조연’에 가깝습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고리매 튀김은 “고성에서나 먹어보는 귀한 반찬”으로 여겨지고, 이 때문에 방송 방영 이후 관광객들 사이에서 일종의 ‘체크 포인트 메뉴’처럼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집이 어부들이 자주 찾는 현지인 맛집이라는 점입니다. 일부 단골 손님들은 직접 잡은 식재료를 가져오면 식당에서 그걸로 요리를 해주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맥락에서 보면 고리매 역시 어민들이 바다에서 곧장 건져 온 해초를 식탁으로 올린, 어촌 공동체 문화의 연장선에 있는 반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