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안성재 홍콩 레스토랑 모수

안성재 셰프가 이끄는 홍콩 레스토랑 모수(Mosu Hong Kong)는 홍콩 웨스트 콜룬 M+ 뮤지엄에 자리한 코스 메뉴 전용 네오‑코리안 파인다이닝으로, 서울 모수가 쌓아 올린 세계적 위상을 홍콩이라는 다문화 도시의 미각 위에 다시 번역해 놓은 공간입니다.

셰프 안성재라는 인물

모수 홍콩을 이해하려면 먼저 셰프 안성재(영문명 Sung Anh)의 궤적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만들어 준 북한·일본식이 섞인 집밥을 먹으며 자랐고,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부모가 운영하던 중식당 주방에서 일을 도우며 외식업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미국 군 복무를 마친 뒤 요리를 본격적인 진로로 택하면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더 프렌치 런드리, 베누, 우라사와 등에서 수련했고, 이 시기 프렌치·일식·미국 캘리포니아식 감각이 모두 그의 레퍼토리에 들어왔습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 자신의 첫 프로젝트인 모수(Mosu San Francisco)를 열었고, 이 레스토랑은 첫 해에 미슐랭 1스타를 받으며 ‘다문화적 경험을 세밀한 디테일로 엮어낸’ 요리 스타일로 주목받았습니다. 2017년 가을 그는 가족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서울로 귀국해 모수 서울을 열었고, 이곳은 현재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후 넷플릭스 푸드 오디션 프로그램 ‘Culinary Class Wars’의 심사위원으로도 얼굴을 알리며, 모수 브랜드 자체가 단순 레스토랑을 넘어 ‘현대 한국 요리의 실험실’ 같은 상징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홍콩 M+에 모수를 연 이유와 맥락

모수 홍콩은 서울 모수의 해외 분점이라기보다, 안성재가 자신의 철학을 아시아 금융·미식 허브인 홍콩에 던져본 ‘도전장’에 가깝습니다. 홍콩은 예전부터 프렌치, 일본, 광둥, 동남아 등 거의 모든 장르의 파인다이닝이 들어와 있는 도시지만, 상대적으로 정교한 한국 파인다이닝은 부족하다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서울 모수에 오는 해외 손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홍콩 고객이라는 점도, 그가 다음 무대로 홍콩을 택한 배경입니다.

입지 선택에서도 그의 성향이 드러납니다. 그는 홍콩섬 센트럴 같은 레스토랑 밀집 상권 대신, 새롭게 조성된 웨스트 콜룬의 M+ 뮤지엄을 선택했습니다. 서울에서도 강남 대신 이태원을 택했듯이, 상업성이 검증된 ‘정답지’를 피하고 새로운 문화 지대에서 자신의 문법을 구축하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단순히 한국에서 온 레스토랑이 아니라 ‘홍콩의 레스토랑’으로 받아들여지고 싶다”며, 현지 문화 안에 녹아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홍콩 영화에 빠져 살던 10대 시절의 향수, 그리고 홍콩이라는 도시가 갖는 영화적 이미지 역시 그에게는 개인적 동력이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도 그는 후퇴 대신 확장을 택했습니다. 모수 홍콩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문을 열었고, 오픈 초기에는 6개월치 예약이 찰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후 홍콩 다이닝 시장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그는 “이 도시 안에서 진짜 ‘홍콩의 레스토랑’이 되기 위해 더 오래 버티고 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보이는 것은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적 브랜드·문화 구축을 중시하는 태도입니다.

공간과 서비스: 미술관 속 미니멀리즘

모수 홍콩은 M+ 뮤지엄의 루프 가든, 즉 옥상 정원 레벨에 위치하며, 미술관의 건축적 언어를 이어받으면서도 자체적인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실내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넓게 트인 메인 다이닝룸은 한쪽으로 홍콩 스카이라인이 펼쳐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미술관의 구조물이 액자처럼 보이는 구성이라 ‘도시와 예술 사이에 떠 있는 식당’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인테리어는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나무, 석재, 패브릭 등 자연 소재 위주로 구성해, 접시 위의 재료와 색감이 더 도드라져 보이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서비스 역시 고전적인 프렌치 파인다이닝의 엄숙함보다는, 안성재 특유의 담백함과 유머가 배어 있는 스타일을 지향합니다. 넷플릭스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얻은 뒤에도 그는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만으로 승부하기보다, 결국 손님이 다시 올 이유는 음식과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홍콩 지점 역시 손님과의 관계 구축, 즉 ‘다이닝 경험 전체’를 하나의 작품처럼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 철학은 웰컴 드링크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이어지는 ‘흐름’으로 구현되고, 코스 내 리듬감과 템포 조절에 특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뉴 구성과 ‘네오‑코리안’ 감각

모수 홍콩은 오직 테이스팅 메뉴만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계절에 따라 구성과 디테일이 바뀌지만, 구조적으로는 한식의 요소와 세계 각지의 조리 기법을 정교하게 겹쳐 놓은 ‘네오‑코리안’ 미식 경험을 지향합니다. 코스 초입에는 한국식 쌀·발효 요소를 담은 가벼운 웰컴 주류와 한입 거리들이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소나무 향을 입힌 한국식 탁주 스타일의 쌀술에 작은 카나페를 곁들이는 방식입니다. 트립어드바이저 리뷰에 따르면, 자리 앉자마자 소나무 향을 입힌 한국식 쌀술과 함께 두 가지 카나페—달콤한 새우와 감자를 조합해 김(해조) 컵에 담은 한입, 얇게 썬 버섯을 얹은 아몬드 타르트—가 제공되며, 이 단계에서 이미 한국 재료, 서양식 타르트, 일본식 시각 감각이 뒤섞인 모수 특유의 언어가 드러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