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K2는 같은 ‘K2’라도 MK-4, MK-7에 따라 체내에서 머무는 시간, 용량, 효과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어떤 목적(뼈·혈관·일반 건강)으로 쓰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비타민 K·K2·MK-4·MK-7 개념 정리
비타민 K는 크게 K1(필로퀴논)과 K2(메나퀴논)으로 나뉘는데, K1은 주로 시금치·상추 같은 채소에 많고 혈액응고에 더 특화된 형태입니다. K2는 MK-4, MK-7, MK-9처럼 옆에 달린 이소프레노이드 사슬 길이에 따라 다른 아형으로 나뉘며, 주로 뼈와 혈관의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이 강조됩니다.
K2 중에서 실질적으로 보충제로 널리 쓰이고 연구가 많은 것은 MK-4와 MK-7 두 가지입니다. MK-4는 동물성 식품(버터, 치즈, 달걀 노른자 등)에 소량 들어 있고, MK-7은 낫토·청국장 같은 콩 발효식품에서 많이 나옵니다. 두 형태 모두 뼈 단백질(오스테오칼신)과 혈관 단백질(Matrix Gla protein, MGP)을 활성화해 칼슘을 뼈로 보내고 혈관·연부 조직에는 쌓이지 않도록 돕는다는 점은 공통입니다.
MK-4와 MK-7의 약동학적 차이(반감기·체내 지속시간)
MK-4와 MK-7의 가장 큰 차이는 혈중에서 머무는 시간, 즉 반감기와 그에 따른 용량·복용 편의성입니다.
MK-4는 체내 반감기가 짧아 혈중 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금방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용량(밀리그램 단위)을 하루에 여러 번 나눠 먹어야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임상 경험이 축적돼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등에서는 골다공증 치료 목적으로 MK-4 45mg/일(15mg씩 하루 3회) 같은 ‘의약용량’이 사용되며, 이는 짧은 반감기를 보완하기 위한 분할 복용 전략입니다.
반대로 MK-7은 이소프레노이드 사슬이 더 길어 지용성 특성이 크고, 혈중 반감기가 2~3일 이상으로 훨씬 길다는 점이 여러 자료에서 강조됩니다. 그 결과 체내에 축적되면서 비교적 일정한 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하루 1회 100~200 µg 정도의 ‘마이크로그램 단위’ 저용량으로도 지속적인 생리 작용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같은 K2라도 MK-4는 “단시간 고농도 + 자주 투여”, MK-7은 “저용량 1일 1회 장시간 유지”라는 상반된 사용 패턴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습니다.
뼈·심혈관 효과: 연구 흐름과 임상 데이터
두 형태 모두 오스테오칼신을 활성화해 뼈에 칼슘이 잘 붙도록 돕고, 오스테오블라스트(골형성 세포) 활성을 높여 골밀도 유지·증가에 관여한다는 점은 공통적인 기전입니다. 또한 MGP를 활성화해 동맥벽과 심장판막 등에 칼슘이 비정상적으로 침착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도 보고돼 있습니다.
MK-7은 특히 건강한 폐경기 여성에서 3년간 하루 180 µg을 투여했을 때, 위약군과 비교해 동맥 경직도(맥파전달속도, PWV) 증가를 억제하고, 경동맥 탄성(유순도)을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장기 임상 연구가 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비타민 K 부족 지표인 dp-ucMGP(탈카르복실화·탈인산화 MGP) 수치도 유의하게 감소해, 실제로 혈관 내에서 K2 의존 단백질이 더 잘 활성화됐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예방적·영양용량(180 µg/일) 수준에서도 MK-7이 혈관 건강에 실질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근거로 많이 인용됩니다.
다만, 이미 진행된 중증 대동맥판 석회화 환자에게 MK-7(720 µg/일)과 비타민 D를 2년간 투여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판막 석회화 진행 속도나 판막 면적 감소, 관상동맥 석회화 등 주요 임상 지표에서 위약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대신 이 연구에서도 dp-ucMGP는 MK-7군에서 상당히 감소해, 분자 수준의 작용은 분명하지만 말기·고령군에서 2년이라는 기간이 임상적 차이를 만들기에는 부족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MK-4는 일본을 중심으로 골다공증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으며, 15~45 mg/일 수준에서 골밀도 유지·골절 감소에 유익하다는 임상 데이터가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용량은 ‘영양보충’이 아니라 사실상 의약적·치료적 용량으로 분류되며, 일반 건강보조 식품에서 쓰이는 수백 µg 수준과는 스케일이 완전히 다릅니다. 연구들을 종합하면, 500 µg/일 정도의 저용량 MK-4는 오스테오칼신 카르복실화를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하고, 최소 1,500 µg 이상, 실질적으로는 수 mg 이상은 되어야 분명한 효과가 눈에 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용량·복용 방식·실용적 선택
실제 보충제 시장에서의 전형적인 용량과 복용 패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MK-4 | MK-7 |
|---|
일반적인 뼈·혈관 건강 관리(예방·유지) 관점에서 보면, MK-7은 저용량으로도 충분한 생리 효과가 관찰되고 하루 1회 복용으로 관리가 쉬워 ‘실용성’ 측면에서 선호되는 흐름입니다. 반면 이미 골다공증이 진단되어 약물치료 수준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본처럼 MK-4 고용량(15~45 mg/일)을 의사의 처방 하에 사용하는 프로토콜이 존재하며, 이는 영양보충제라기보다는 치료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체내에서 MK-7을 섭취했을 때 필요한 조직에서 MK-4로 전환될 수 있다는 가설과 동물·세포 수준의 근거들이 제시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연구자들은 “굳이 MK-4를 고용량으로 계속 보충하지 않아도, 충분한 MK-7 공급이 있으면 조직 수준에서 MK-4 필요량을 충당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여전히 논쟁적이고, 인체 대규모 임상에서 완전히 정리된 주제는 아닙니다.
안전성·주의점 및 선택 기준
일반적인 영양용량(예: MK-7 90~200 µg/일, MK-4 수 mg 이하)에서는 건강한 성인에게서 큰 부작용은 거의 보고되지 않았고, 장기 연구에서도 안전성 프로파일은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비타민 K는 혈액 응고 관련 경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와파린 같은 비타민 K 길항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섭취 여부와 용량을 정해야 합니다. 특히 MK-7은 반감기가 길어 혈중 응고 상태에 더 안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항응고제 조절을 더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있어 전문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MK-4 고용량(예: 45 mg/일) 요법은 일본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고되지만, 이 역시 ‘약’ 수준의 용량이기 때문에 자가 판단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반면 MK-7은 식품에서 얻는 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수십~수백 µg)으로 장기 복용 연구가 이미 진행되어 있고, 특히 폐경기 여성에서 3년간의 투여로 뼈·혈관 지표 개선과 안전성이 함께 확인된 바 있습니다.
실제 선택 시에는 본인의 목적과 상황을 기준으로 다음처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전반적인 뼈·혈관 건강 관리, 예방·유지, 복용 편의성 중시 → MK-7(하루 1회 100~200 µg 정도가 연구에서 많이 사용된 범위)
- 이미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가 논의되는 수준, 일본식 프로토콜 참고·의료진 관리 하 치료 → MK-4 고용량(15–45 mg/일), 분할 복용
- 혈액 응고제 복용, 중증 심혈관질환 병력 → 어떤 형태든 비타민 K2 보충 전 의사와 상의 필수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라기보다는, MK-4는 치료·약제 영역, MK-7은 장기적인 영양·예방 영역에서 각각 강점이 있고, 연구도 그렇게 분화되어 축적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이해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