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오너 2세인 임종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주목받은 경영인 중 한 명입니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시장과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임종훈은 단순히 창업주의 후계자라는 상징성을 넘어, 그룹의 미래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직접 주도해 온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먼저 배경부터 살펴보면, 임종훈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산업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기업입니다. 개량신약과 복합신약 개발,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통해 국내 제약사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린 대표 기업으로 꼽힙니다. 이런 기업의 창업주 2세라는 점에서 임종훈의 경영 행보는 단순한 개인 경력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는 장남 임종윤과 함께 그룹의 2세 경영을 상징하는 중심축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임종훈의 경영 스타일은 형인 임종윤과 비교될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업계에서는 임종윤이 연구개발과 신약 사업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반면, 임종훈은 지주회사 운영, 투자 전략, 사업 다각화, 인수합병(M&A) 같은 경영·재무 분야에 더 강점을 가진 인물로 평가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으며 그룹 전체의 사업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2024년 이후 그의 존재감은 크게 확대됐습니다. 당시 한미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 문제를 계기로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창업주 별세 이후 발생한 막대한 상속세 부담, 지분 구조 문제, 외부 투자자와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종훈은 형 임종윤과 함께 경영권 방어의 최전선에 섰고, 지주회사 대표로 선임되며 사실상 그룹 운영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발표한 전략 메시지는 매우 상징적이었습니다. 그는 한미사이언스를 단순한 지주회사로 두는 것이 아니라,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유통 자회사 온라인팜을 중심으로 의약품 유통 성장 가속화,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 적극적인 M&A 추진, AI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 도입 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신약 중심 기업 이미지를 넘어 보다 넓은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이 부분은 경제·산업 관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신약 개발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유통과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영역을 함께 키우는 방식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미 채택한 성장 모델과 유사합니다. 임종훈은 이러한 흐름을 빠르게 읽고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 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감각을 보여줬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경영권 확보 의지입니다. 그는 공개적으로 2026년까지 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경영권을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외부 세력이나 제3자의 경영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내부 메시지가 아니라 주주와 시장을 향한 선언적 의미를 지닌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2025년 초 한미그룹의 가족 간 갈등이 다시 재편되면서, 결국 임종훈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당시 모친인 송영숙 회장이 대표로 복귀했고,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 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며, 한미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를 다시 부각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임종훈의 의미는 단순히 “경영권 분쟁 당사자”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한미약품 2세 경영 시대의 전환점에 서 있던 인물이며, 제약업계의 사업 모델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보여준 경영자였습니다. 특히 제약산업의 미래가 신약뿐 아니라 플랫폼, 유통, AI,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그의 전략적 시도는 상당한 상징성을 갖습니다.
경제 전문 기자의 시각에서 보면, 임종훈은 한국형 오너 2세 경영인의 전형과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가족 승계 구조 안에 있으면서도, 사업 다각화와 기술 기반 경영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기존 재벌 2세와는 다른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