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부부 감액 개편은, 부부 둘 다 기초연금을 받을 때 지금처럼 일률 20%를 깎지 않고, 특히 저소득 노인 부부의 감액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장기적으로 없애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1. 현재 기초연금·부부감액 제도의 구조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노후 소득보장 제도입니다. 선정 기준은 ‘선정기준액’과 ‘소득인정액’을 비교해서 정하는데,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됩니다. 소득인정액에는 근로·사업소득 같은 실제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 등이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월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생활 수준을 반영하는 구조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부부가 모두 수급권자인 경우입니다. 현행 규정은 부부 둘 다 기초연금을 받을 때 각자의 연금액에서 20%를 감액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최대 기초연금이 4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단독 수급자는 40만 원을 그대로 받지만, 부부가 동시에 수급하면 각 32만 원(40만 원의 80%)을 받는 식입니다. 제도의 취지는 “1인 가구보다 부부 가구가 규모의 경제가 있어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전통적 통계 가정을 반영한 것이지만, 실제 체감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와 별개로, 소득인정액과 기초연금액을 합산했을 때 선정기준액을 넘는 구간에서는 ‘소득역전 방지 감액’이 추가로 적용됩니다. 이 경우에는 선정기준액을 초과하는 금액만큼 일부를 깎아서, 기초연금 수급자가 비수급자보다 총소득이 더 높아지는 이른바 ‘소득 역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즉, 부부 감액은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20%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구조이고, 소득역전 방지 감액은 상위 구간에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별도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2. 부부 감액 제도에 대한 비판과 개편 필요성
부부 감액의 가장 큰 비판은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이라는 점입니다. 정부 역시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20%를 깎는 현행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소득·재산을 가진 두 노인이 있을 때, 혼자 사는 경우에는 전액을 받는데, 혼인 관계를 유지해 함께 살면 각자의 연금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가구 단위 총 수급액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 때문에 “부부 해로(함께 늙어감)가 불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정치권·정부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고, 위장이혼을 유발한다는 도덕적·정책적 비판도 꾸준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현실 생활비 구조와의 불일치입니다. 독거노인보다 노부부의 지출이 적다는 가정이 점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강합니다. 주거비, 의료비, 돌봄비용 등 필수 지출은 인원수에 비례해 늘거나, 오히려 둘 다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동시에 비용이 증가하는 등, 현재의 ‘규모의 경제’ 가정이 실제 노부부의 빈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빈곤율과 노인 자살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최저 보장성 성격이 강한 기초연금에서조차 부부라는 이유로 감액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역행한다는 정치적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방식 자체도 논란입니다. 현행 소득인정액 산정과 선정기준액 구조 때문에, 이론상 연소득 5600만 원 수준의 중산층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재정 효율성과 형평성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지적에 대응해, 수급 범위·지급 구조 전반을 “하후상박”, 즉 아래층에 더 두텁게,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상층에 얇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기조를 밝히고 있습니다.
3. 정부·청와대가 밝힌 개편 방향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3월, 기초연금 개편과 관련해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며, 특히 부부 감액 제도의 개선을 우선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대통령은 “부부 해로가 불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부부 수급자에 대한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시사했습니다. 동시에, 소득 차이가 수백만 원 나도 기초연금액은 똑같은 현 구조를 문제 삼으며, 상대적으로 가난한 노인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방식으로 재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가 밝힌 1차적인 개편 순서는 “부부 감액부터 손본다”는 것입니다. 즉, 수급자 전체를 건드리는 선정기준액·소득인정액 개편보다 우선,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 20%를 감액하는 현 제도를 조정해, 저소득 노부부의 실질 수급액을 늘리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치적으로도 상징성이 크고, 실제 현장에서의 불만이 집중된 부분이기 때문에, 개편 패키지 가운데 ‘손대기 쉬운 첫 단추’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정책 기조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감액률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서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 둘째, 장기적으로는 부부 감액 자체를 폐지하는 시나리오까지 정책 옵션에 올려 재정 여건과 함께 검토한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회 연금특위 논의와 보건복지부의 세부 설계가 병행되며, 법 개정과 예산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시행 시기·속도는 정치적 협의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4. 구체적인 개편 시나리오(정부·국회 안)
현재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축입니다. 하나는 정부·복지부가 공식 보고서와 브리핑에서 언급한 ‘저소득층 중심 단계적 완화’ 안이고, 다른 하나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전면 폐지를 향한 단계적 인하’ 법안들입니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현행 20%인 부부 감액률을 2027년까지 15%, 2030년까지 10%로 줄이는 단계적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안은 전체 부부 수급자가 아니라, 특히 하위 40% 저소득층 부부에게 우선 적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예를 들어, 월 최대 기초연금이 40만 원이라면, 현재는 부부 각 32만 원(20% 감액)인데, 정부안이 적용되면 2027년에는 34만 원(15% 감액), 2030년에는 36만 원(10% 감액) 수준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반면 국회에서는 더 빠르고 강한 완화를 담은 법안도 논의 중입니다. 일부 법안은 현행 20%인 부부 감액 비율을 2026년 10%, 2027년 5%로 낮추고, 2028년부터는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단계별로 감액률이 줄어들다가 2028년에는 부부도 단독 수급자와 동일한 수준의 기초연금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런 3년간 전면 폐지 시나리오에 대해, 향후 5년간 약 16조 7천억 원의 추가 재정 소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계했습니다.
정리하면, 정부 쪽은 “저소득층 우선 + 점진적 인하(20→15→10%)”라는 비교적 완만한 경로를 검토하고 있고, 국회 일각은 “단기간 감액률 0%까지 가는 전면 폐지”를 제안하는 양상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재정 여력, 국민 여론,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해 두 시나리오 사이에서 절충선이 정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5. 저소득층 중심 ‘하후상박’ 구조와 산정방식 개편
부부 감액 개편은 기초연금 전체 구조 개편의 한 축일 뿐, 더 큰 틀에서는 “기초연금을 누구에게 얼마나 줄 것인가”를 둘러싼 재설계 논의와 연결됩니다. 현재의 선정기준액·소득인정액 구조는 상당히 복잡한 계산식을 통해 소득을 환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산이 많지만 당장의 현금 소득은 적은 경우나, 반대로 실제 생활수준에 비해 유리한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뒤섞여 있습니다. 그 결과, 이론상 연소득 5600만 원 수준의 중산층도 기초연금 수급이 가능한 사례가 지적되면서, 제도가 정말로 ‘가장 어려운 노인’을 우선 지원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기초연금 개편의 큰 방향으로 “하후상박”, 즉 아래층에는 후하게, 윗층에는 박하게라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지금처럼 소득 하위 70%에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기초연금을 나눠주는 대신, 하위 20~40% 구간의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두텁게 지급하고, 상대적으로 중산층에 가까운 상위 구간에는 지급액을 줄이거나 자격을 더 엄격히 보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기조하에서 부부 감액도 “저소득 노부부를 중심으로 먼저 풀어주는” 방식으로 연계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인 선정기준액과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기초연금이 원래 목표로 삼았던 “빈곤 노인 중심 지원”이라는 취지를 되살리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결국 부부 감액 완화·폐지로 인한 재정 부담은, 상위 소득 노인에 대한 지급 구조 조정이나 전체 수급 범위 재조정과 연동해 상쇄하려는 방향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6. 정책 효과·쟁점: 노인빈곤, 재정, 형평성
부부 감액 개편의 직접적인 효과는 저소득 노부부의 실질 소득 증가입니다. 감액률을 20%에서 10%로 낮추는 것만으로도, 부부 기준 가구 전체에서 보면 상당한 금액이 추가로 확보됩니다. 예를 들어 최대 연금액 기준으로, 현재는 부부 합산 64만 원 수준이지만, 감액률 10% 시에는 약 72만 원 수준으로 올라가는 셈입니다. 특히 다른 소득원이 거의 없는 빈곤 노부부일수록 이러한 증가분은 생계비·의료비·주거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노인빈곤율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면 재정 부담은 상당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부부감액 제도를 3년에 걸쳐 완전히 폐지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16조 7천억 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초연금이 이미 국가 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의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장기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부부 감액을 줄이자”를 넘어서, 전체 연금·복지 재정 구조 개편과 세입 확충 방안, 다른 복지 지출과의 우선순위 조정이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형평성 문제도 쟁점입니다. 부부 감액을 줄이거나 없애면, 독거노인과 노부부 간의 상대적 형평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부는 생활비를 나눠 부담할 수 있다”는 논리로 감액을 정당화해 왔다면, 앞으로는 “독거노인은 사회적 고립과 주거·돌봄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의 독거 가산 구조를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한 설계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하후상박 개편이 본격화되면, 중산층·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 가구가 기초연금 액수 감소나 탈락을 경험하게 되므로, 정치적 반발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도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