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함양 53년 전통 흑돼지 식당’은 지리산 자락 마천면에 자리한 노포 ‘월산식당(월산식육식당)’으로, 지리산 흑돼지 전문점이자 현지인·단골·관광객 모두에게 검증된 집입니다. TV조선 백반기행 309회에서 하석주 감독의 고향 밥상 코스로 소개되면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켜온 고집스러운 맛과 지리산 흑돼지의 매력을 전국 단위로 알리게 됐습니다.
가게의 역사와 ‘53년 전통’이라는 무게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천왕봉로를 따라 들어가면 ‘지리산 마천 흑돼지촌’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는데, 이 특화 거리에 자리한 대표 격 식당이 바로 월산식당입니다. 마천면 일대는 오래전부터 산세가 험하고 농사보다는 축산이 발달한 지역이었고, 그중에서도 지리산 자락에서 키운 흑돼지가 지방 맛과 식감이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흑돼지 전문 식당들이 모여 ‘흑돼지촌’이라는 이름까지 얻게 됐습니다.
월산식당은 이 거리의 형성 이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노포로, 40년이 넘었다는 블로거들의 증언과 방송에서 언급된 ‘반세기 넘은 세월’이라는 표현을 종합하면 50년을 훌쩍 넘겨 53년 안팎의 연륜을 가진 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실내 인테리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래된 간판과 타일, 벽에 붙은 메뉴판 하나하나가 이 가게가 동네 사람들의 일상과 명절, 회식 자리를 함께 해왔음을 보여줍니다.
지리산 흑돼지가 본격적으로 ‘함양 팔미’ 중 하나로 불리며 지역 브랜드가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월산식당은 그 이전부터 꾸준히 같은 자리에서 돼지고기를 다루며 자연스럽게 ‘지리산 흑돼지의 원류 격 식당’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백반기행 제작진이 함양의 흑돼지를 한 곳으로 압축해야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집이 이곳이었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습니다.
지리산 흑돼지의 특징과 고기 선별 철학
이 집의 핵심은 지리산 일대에서 키운 ‘지리산 흑돼지’라는 점인데, 단순히 검은 털을 가진 돼지라는 의미를 넘어, 지방의 향과 식감이 일반 돈육과 구분될 정도로 진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간 지형에서 자란 탓에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당하고, 한 점을 씹었을 때 지방이 먼저 녹고 나중에 살코기의 탄탄한 식감이 살아나는 구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월산식당은 직접 고기를 손질하는 ‘식육식당’ 형태라, 고기 부위를 도축 직후에 받아 가게에서 바로 손질해 내놓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층이 너무 두껍거나 붉은기가 지나치게 탁한 고기는 제외하고, 마블링이 곱게 퍼진 흑돼지 삼겹살·목살 위주로 구이용을 선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메뉴판에 ‘지리산 흑돼지’라고 적힌 한 줄을 보고 주문하지만, 그 뒤에는 수십 년 동안 쌓인 노하우가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방 풍미가 진한 흑돼지는 자칫 느끼함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집에서는 비계를 과하게 남기지 않고 적당히 다듬어 ‘지방의 단맛은 살리고, 기름진 느낌은 줄이는’ 균형을 맞춥니다. 덕분에 백반기행에서 허영만 화백과 하석주 감독이 몇 점씩 집어 먹으며 “식감이 탱글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다”고 표현했던 장면이 시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표 메뉴: 삼겹살 소금구이와 쪽갈비·수육
방송과 블로그 후기를 종합하면, 월산식당의 대표 메뉴는 흑돼지 삼겹살 소금구이이며, 쪽갈비와 수육도 별미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삼겹살은 두께감 있게 썰어 불판 위에 올리면 흑돼지 특유의 진한 색감과 고기결이 눈에 들어오는데, 초벌 양념 없이 소금만 살짝 뿌려 굽는 방식이라 고기 자체의 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타일입니다.
고기가 익어가며 불판 위에 맺히는 기름은 일반 삼겹살보다 더 점성이 있고 향이 진한 편이라, 뒤집을 때마다 고소한 냄새가 폭발하듯 올라오고, 겉면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구워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으로 소개됩니다. 허영만 화백도 방송에서, ‘이 정도면 고기가 입안에서 논다’는 식으로 표현하며 고기 상태와 굽는 정도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쪽갈비는 흑돼지 갈비를 사용해 살이 꽤 붙어 있는 편이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갈비뼈 주변의 진한 육향과 지방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수육은 조리 과정에서 과한 잡내를 잡기 위해 여러 번 물을 갈며 삶아내어, 기름기는 적당히 빠지고 고기 속살은 부드럽게 유지되도록 만든다고 전해집니다. 수육은 특히 밥·김치와 함께 먹으면 ‘집에서 먹어본 듯한 소박함과 노포 특유의 깊은 맛이 공존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밑반찬 구성과 한 상 차림의 매력
백반기행이 이 집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고기뿐 아니라 ‘한 상 차림’으로 나오는 밑반찬 구성 때문입니다. 함양·지리산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물 반찬과 장아찌류가 듬뿍 깔리는데, 산에서 캐온 취나물·고사리·시금치 등을 무친 나물들이 계절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장아찌와 겉절이 김치는 지방이 많은 흑돼지와 잘 어울리는 역할을 합니다. 기름진 한 점을 입에 넣은 뒤, 장아찌 한 점을 곁들이면 산미와 짠맛이 기름기를 씻어내고, 다시 다음 고기를 부르는 구조가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젓가락이 계속 가게 되는 식입니다.
밥 역시 대충 지은 흔적이 없는, 윤기 나는 쌀밥이어서 ‘그냥 고기 굽는 집’이 아니라 ‘밥 한끼를 완성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단순히 고기 맛집이 아니라, 드라마처럼 밥·반찬·고기가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는 집이기에 백반기행의 콘셉트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 속 ‘하석주 함양 밥상’과 지역성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09회는 ‘골 때리는 고향의 맛! 하석주의 함양 밥상’이라는 부제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감독인 하석주가 고향 함양의 맛을 허영만과 함께 돌아보는 형식으로 꾸며졌습니다. 이 편에서 제작진은 함양의 보양식인 다슬기탕과 더불어 지리산 흑돼지 구이를 대표 음식으로 잡았고, 흑돼지를 보여주는 식당으로 월산식당이 등장했습니다.
방송에서 하석주는 “함양 사람이라면 이 정도 흑돼지는 먹어줘야 한다”는 식의 멘트를 던지며, 고향 사람의 입맛을 기준으로 지리산 흑돼지를 설명했습니다. 지리산의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산간 지형이 만들어낸 식재료의 특성을 강조하며, 그 정점을 흑돼지 삼겹살 소금구이에서 찾는 구성입니다.
허영만 화백 역시, 평소처럼 과장되지 않은 어조로 “고기가 질기지 않으면서도 탄력이 있다”는 평을 남겼고, 촬영 내내 밥과 고기를 번갈아 먹으며 제작진의 ‘컷’ 싸인이 늦게 나올 정도로 몰입해 먹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맛집 소개를 넘어,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킨 노포가 지역의 자산이 된다’는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위치, 분위기, 그리고 방문 포인트
월산식당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천왕봉로 1144-2에 위치해 있으며,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올라가는 길목 쪽에 있어 산행을 마치고 들르거나, 일부러 흑돼지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편입니다. 인근에는 같은 지리산 흑돼지를 내세운 식당들이 여럿 있어 ‘마천 흑돼지촌’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중에서도 이 집은 노포이자 대표 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내 분위기는 블로그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노포 감성이 물씬 풍긴다’고 표현될 정도로 오래된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새 테이블 대신 세월 흔적이 느껴지는 식탁과 의자, 벽면의 오래된 간판, 손때 묻은 메뉴판이 이 집의 역사를 조용히 증언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깔끔한 프랜차이즈식 고깃집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맛만큼은 ‘역시 노포’라는 반응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포인트는 ‘택배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방송·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외지 손님들이 집에서도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을 맛볼 수 있도록 포장·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바로 구워 먹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고기 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식객·기행·노포 글을 쓰기 좋은 요소 정리
경제·테크를 다루는 기자 시각에서 보면, 이 집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지방 특화 산업’과 ‘로컬 브랜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보여주는 소규모 케이스 스터디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지리산 흑돼지라는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마천 흑돼지촌이라는 음식 특화 거리가 조성되고, 이 안에서 50년 넘는 노포가 앵커 역할을 하며 방송·유튜브·블로그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해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TV조선 백반기행이라는 방송 플랫폼이 결합되면서, 지역 농가·식당·관광이 연동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함양 팔미’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지리산 흑돼지가, 이제는 노포와 방송, 온라인 리뷰를 매개로 더 넓은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로컬 푸드의 브랜딩과 미디어의 영향력을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좋은 소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