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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52년 전통 국밥 맛집 설렁탕 설농탕 식당

설렁탕은 소뼈와 고기를 오래 고아 우러낸 뽀얀 국물에 밥과 고기를 함께 말아 먹는 한국 전통 탕으로, 특히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자체로 일상적인 서민 음식이면서도 장시간의 정성과 시간, 재료가 들어가는 보양식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의 식문화와 정서를 압축해 보여주는 상징적인 한 그릇이다.

설렁탕이란 어떤 음식인가

Seolleongtang

Seolleongtang 

설렁탕은 기본적으로 소의 여러 부위, 특히 사골·잡뼈·도가니·양지머리·사태·내장 등을 큰 솥에 넣고 10시간 이상 푹 끓여서 우려낸 유백색의 국물에 밥과 고기, 그리고 대파와 소면 등을 곁들여 먹는 탕을 말한다. 오랜 시간 가열하면서 뼛속과 살코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지방, 콜라겐 등의 가용성 성분이 물 속으로 서서히 녹아 나와 국물이 뽀얗고 약간 점성이 있는 콜로이드성 용액 상태가 되는데, 이 때문에 살코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과는 다른 독특한 풍미와 질감을 가진다. 한 그릇에 국물, 밥, 고기, 파, 소면까지 모두 들어 있어 식사와 국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한꺼번에 먹는 ‘한 그릇 식사’라는 점도 설렁탕의 중요한 특징이다.

전통적 의미에서 설렁탕은 쇠머리, 소족, 내장까지 함께 넣어 끓여 뼈와 살의 모든 맛을 우려낸 곰국의 성격을 띤다. 이렇게 끓인 진한 국물에 밥을 말고, 편육으로 썬 양지나 사태, 도가니살 등을 얹은 뒤, 송송 썬 파와 다진 마늘, 후추, 소금을 기호에 맞게 곁들여 먹는다. 식당에 따라 국물을 먼저 내고 밥을 따로 주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서울식 설렁탕집에서는 뜨거운 국물로 밥을 여러 번 부어 데워 내는 ‘토렴’ 과정을 거쳐 밥과 국이 이미 잘 어우러진 상태로 뚝배기를 내는 경우가 많다.

어원과 역사적 배경

설렁탕의 어원과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조선시대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며 지내던 선농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낸 뒤 소를 잡고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큰 가마에 소의 여러 부위를 넣고 푹 끓여 국을 만든 것이 설렁탕의 시초라는 설명이다. 이때 ‘선농’을 부르던 소리가 변해 ‘설렁’이 되었다는 민간 어원 설명과, 국물이 눈처럼 희고 진하다는 뜻에서 ‘눈 설(雪)’과 ‘짙을 농(濃)’을 써서 ‘설농탕(雪濃湯)’이라 했고, 이것이 다시 설렁탕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공존한다.

문헌적 기록을 보면, 설렁탕은 서울에서 발달한 음식으로 인식되며, “설렁탕 하면 서울이 따라붙는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서울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양 시절부터 도축과 유통이 집중된 수도의 여건상 소의 다양한 부위를 한꺼번에 활용하기 좋은 환경이었고, 대규모로 끓인 국을 서민들이 값싸게 사먹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설렁탕집이 서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근대에 들어서는 역 주변, 시장 골목, 번화가 곳곳에 설렁탕집이 생기며 노동자와 직장인들이 아침과 점심을 해결하는 대표적인 식당 메뉴가 되었고, 오늘날에도 서울역 일대 등에는 설렁탕을 내세우는 노포들이 도시의 시간을 품고 있다.

재료와 국물의 과학

설렁탕 국물의 핵심 재료는 사골과 잡뼈, 그리고 도가니, 양지머리와 같은 살코기 부위다. 사골과 잡뼈는 국물의 뼈맛과 농도를 책임지고, 도가니와 소족 등의 연골 부위는 끓이는 과정에서 콜라겐과 젤라틴이 풀어져 국물에 특유의 점성과 깊은 감칠맛을 더한다. 양지머리와 사태 같은 살코기는 오래 끓여도 조직이 너무 쉽게 부서지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익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을 주어 편육 고명으로 쓰기에 알맞다. 여기에 대파, 마늘, 양파, 생강 등을 함께 넣어 끓이면 소 특유의 누린내를 줄이고 향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조리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토막 낸 소뼈와 사골을 찬물에 오래 담가 핏물을 빼는 것이다. 대개 1~5시간 정도 찬물에 담가두며 중간중간 물을 갈아 주어 뼈 속의 혈액 성분을 최대한 빼 내는데, 이렇게 해야 끓일 때 국물이 탁하게 검게 변하거나 잡내가 나지 않는다. 이후 뼈와 도가니, 양지를 한 번 끓는 물에 데쳐내는 ‘블랑싱’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끓는 물에 넣어 잠깐 삶은 뒤 검은 물과 떠오른 거품을 버리면 불순물이 크게 줄어 국물이 깔끔해진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커다란 솥에 뼈와 고기를 넣고, 잠길 만큼 넉넉하게 물을 부은 뒤 대파, 마늘 등 향채를 넣고 오랜 시간 끓이는 본격적인 고우는 단계에 들어간다.

설렁탕 국물이 흰색에 가깝게 되는 이유는 오랜 시간 끓이는 동안 뼈와 고기에서 빠져 나온 지방과 단백질, 미세한 콜라겐 입자들이 물 속에 미세한 입자로 분산되어 유화·콜로이드 상태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입자들이 빛을 산란시키면서 맑은 갈색이 아니라 유백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설렁탕 국물은 입안에서 약간 점성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고, 숟가락 뒷면에 살짝 달라붙는 느낌이 나는데, 이것이 곰국 특유의 “진한” 감각이자 설렁탕을 설렁탕답게 만들어 주는 핵심 요소다.

조리법과 식당의 운영 방식

가정에서도 설렁탕을 만들 수 있지만, 본래 이 음식은 대량으로 끓였을 때 더 제 맛이 난다고 여겨진다. 전통적인 설렁탕집의 풍경을 떠올려 보면, 주방 뒤편이나 한쪽에 2~3개의 큰 무쇠솥이 항상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솥에서 하루 종일 사골과 뼈, 고기를 고아 설렁탕 국물을 만든다. 국물은 끓이고, 보충하고, 또 끓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일정한 농도와 맛을 유지하고, 그날그날 준비한 다양한 소 부위의 고기는 익는 순서대로 건져내 편육으로 썰어 채반에 담아 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그릇에 얹는다.

손님이 설렁탕을 주문하면, 먼저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겁게 끓고 있는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 따라 버리는 ‘토렴’을 해서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도록 데운 뒤, 마지막으로 국물을 넉넉히 부어 낸다. 이 과정에서 밥의 전분이 국물과 살짝 섞여 입안에 닿는 부드러움이 한층 더해지고, 식탁에 올라왔을 때 이미 적당한 먹기 좋은 온도로 맞춰진다는 장점이 있다. 밥 위에는 얇게 썬 양지머리나 사태 편육, 도가니살을 올리고, 송송 썬 파를 듬뿍 얹은 뒤, 별도로 내어지는 소금·후추·다진 마늘·고춧가루·깍두기 등을 각자의 취향에 맞게 더해 간을 맞춘다. 어떤 집은 소면을 함께 말아 내거나, 따로 삶은 소면 사리를 곁들이기도 해 한 그릇만으로도 포만감이 크다.

전통 레시피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사골과 소잡뼈, 도가니, 양지는 먼저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뒤 새 물을 부어 대파, 양파, 마늘, 생강과 함께 장시간 끓인다. 고기가 익으면 건져 내어 식힌 뒤 결대로 썰어 고명으로 쓰고, 국물은 다시 뼈를 중심으로 더 오랜 시간 끓여 농도를 맞춘다. 이렇게 완성된 국물은 하루에 나누어 쓰기도 하고, 다음 날을 위해 일정량을 남겨 ‘씨앗 국물’로 삼아 다시 뼈와 물을 보충해 끓이는 식으로 이어가는 곳도 있다.

설렁탕의 맛과 식문화적 의미

설렁탕의 맛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출하고 담백하지만, 그 속에는 상당히 복합적인 층위가 숨어 있다. 기본 국물은 소금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거나 아주 약하게만 잡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숟가락으로 떠서 한 번 맛을 본 뒤 각자 소금과 후추, 다진 마늘을 조금씩 넣어가며 스스로 완성시켜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자기 손으로 간을 맞추는’ 행위는 설렁탕집에서의 작은 의식 같은 것으로, 사람마다 원하는 짠맛·매운맛·마늘 향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한식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곁반찬으로는 아삭한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거의 필수적으로 함께 나온다. 기름기 있는 소뼈 국물은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잘 익은 깍두기의 산미와 아삭한 식감, 배추김치의 매콤함과 마늘 향이 이를 받쳐 주면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국물 한 숟가락, 밥과 고기 한 숟가락, 그리고 김치 한 점이 이어지는 리듬 속에서 설렁탕 한 그릇은 단순한 국밥을 넘어, 국과 밥과 김치가 이루는 전형적인 한식의 조화를 보여주는 작은 모형처럼 작동한다.

사회적·문화적으로도 설렁탕은 의미가 크다. 값에 비해 푸짐하고 영양이 풍부해 노동자와 서민들이 허기를 달래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고, 서울의 거리 풍경 속에서 오래된 설렁탕집 간판들은 도시의 시간과 기억을 담아내는 상징물이 되었다. 언제 가도 한결같은 뽀얀 국물과 뜨거운 밥을 내어주는 설렁탕집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변하지 않는 일상의 안식처 같은 역할을 하며 세대와 계층을 넘어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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