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변호사시험(제15회) 합격자 정원은 아직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수년간의 결정 방식과 정부‧로스쿨‧변호사단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대략적인 규모와 방향은 상당 부분 예측이 가능합니다. 아래에서는 제도 구조, 최근 추세, 이해관계자들의 논리를 엮어서 정리하겠습니다.
기본 구조와 법무부 결정 방식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법률이나 시행령에 ‘정원’으로 딱 못 박혀 있지 않고,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심의와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 협의체) 등의 의견을 종합해 매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형식상으로는 “합격자 수”지만, 실질적으로는 로스쿨 입학정원(연 2,000명)을 기준점으로 삼는 관행이 자리 잡혀 있습니다. 이때 관리위원회는 △법조 수급 상황 △로스쿨 도입 취지(‘양성 + 자격시험화’) △법조시장 포화 논쟁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지만, 실제 결과를 보면 최근 몇 년간은 매우 좁은 범위에서만 숫자가 움직였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1,745명, 제14회는 1,744명으로 사실상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됐습니다. 이는 로스쿨 입학정원 2,000명의 약 87%에 해당하는 규모로, “정원 대비 75% 이상을 합격시키겠다”는 초기 가이드라인을 훌쩍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법무부는 이렇게 비교적 높은 합격률을 유지하는 것이 로스쿨 제도의 취지, 즉 ‘소수 선발형 사법시험’에서 ‘양성 중심의 자격시험’으로 전환한다는 정책 방향에 부합한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다만 절대적인 합격률(응시자 대비)은 응시자 증가 때문에 50% 초반대에 고착되어 있어, 수험생 체감으로는 여전히 쉽지 않은 시험이라는 점도 병존합니다.
최근 합격자 수‧합격률 추세
2020년대 들어 변호사시험은 응시자 3천 명대 중후반, 합격자 1,700명대 초중반 수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12회 시험은 3,255명 응시에 1,725명 합격, 제13회는 3,290명 응시에 1,745명 합격, 제14회는 3,336명 응시에 1,744명 합격으로, 모두 합격률 52~53% 초반에서 움직였습니다. 이 숫자들은 로스쿨 입학정원 2,000명과의 관계에서 보면, ‘정원 대비 85~88% 정도 합격자 배출’이라는 패턴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즉 정부는 로스쿨 한 기수(2,000명)가 졸업 후 5회 응시 기회 동안 대부분(누적 88% 안팎)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설계한 셈입니다.
한편, 응시자 수는 제1회(2012년) 1,698명에서 최근에는 3,700명 안팎으로 2배 이상 증가하며 고점에서 안정화된 모습입니다. 2026년도 제15회 변호사시험의 경우, 원서접수 인원이 약 3,750명 수준(또는 3,757명)으로 집계되어, 제14회와 거의 비슷한 역대급 규모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변호사시험 응시 수요가 일정 수준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로스쿨 제도가 안정기에 들어섰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합격자 수를 큰 폭으로 늘리거나 줄이기보다는, 직전 연도와 유사한 규모를 유지하는 쪽으로 관성적 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제15회) 정원 규모 예상
2026년 제15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정원은, 원칙상 시험 시행 후 4월 전후에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발표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것은 2026년 시험의 출원자 수(3,750~3,757명 수준)와 과거 합격자‧합격률 추세뿐이며, 구체적인 합격자 수는 아직 발표 전 단계입니다. 그러나 △출원자 규모가 2025년 제14회와 거의 비슷하고 △최근 몇 년간 합격자 수가 1,725~1,745명 범위에서 미세하게만 조정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6년에도 1,730~1,750명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는 응시자 대비 합격률로 환산하면 대략 50% 초중반, 로스쿨 정원 대비로는 약 85~88% 수준에 대응합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는 지속적으로 “변호사 과잉 공급”을 우려하며 합격자 수 감축을 요구해 왔고, 반대로 로스쿨 측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합격자 수를 더 늘려 사실상 자격시험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매년 일정한 정치적‧사회적 압력이 존재합니다. 2025년에도 대한변협은 합격자 축소를 요구했으나, 실제 발표된 합격자 수는 전년과 1명 차이(1745→1744명)에 그쳤다는 점에서, 정부가 급격한 조정보다는 ‘완만한 유지’를 택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6년에도 특별한 제도 변화나 정치적 이벤트가 없는 한,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다만 경제 상황, 청년 고용 문제, 법조시장 수요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누적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소폭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존재합니다.
로스쿨·수험생 입장에서 본 의미
로스쿨과 수험생 입장에서 2026년 합격자 정원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교육 과정과 커리큘럼, 취업 전략, 수험 문화 전반을 규정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최근 로스쿨별 합격률을 보면, 최고 약 86.7%를 기록한 서울대와 최저 25.7%를 기록한 동아대 사이에 60%포인트가 넘는 편차가 나타날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합격자 총량이 1,700명대 초중반에서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편차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고, 상위 로스쿨 쏠림과 하위 로스쿨 구조조정 압박을 강화하는 요인이 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절대평가에 가까운 자격시험’ 이미지와 달리, 실질적으로는 치열한 상대평가 경쟁이 지속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로스쿨 3년 교육과 변호사시험 준비가 사실상 하나의 통합 코스로 작동하면서, 학생들은 ‘합격 가능성이 높은 로스쿨’ 진학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됩니다. 이는 입시 단계부터 지역·학교 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수도권·상위권 로스쿨로의 집중을 강화합니다. 동시에 합격자 수가 장기간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다 보니, 재수·삼수 이상의 장기 수험생이 누적되면서 응시자 풀의 규모는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하고, 그 결과 매년 합격률 50% 초중반의 ‘고착화’가 나타납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험생들은 단지 합격자 수를 지켜보는 것을 넘어, 출원자 수, 로스쿨별 합격률, 장기 수험생 비중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논쟁 쟁점과 제도 개선 논의
2026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정원 논의의 배경에는 “변호사 과잉 공급인가, 아니면 여전히 부족한가”라는 오래된 논쟁이 깔려 있습니다. 대한변협은 청년 변호사들의 수임난, 개업 변호사 수 증가, 수도권 집중 문제 등을 근거로 합격자 수 감축 혹은 최소 동결을 주장합니다. 반면 시민단체와 일부 학계, 로스쿨 측은, 지방과 공공 영역, 신산업 분야(핀테크, 데이터, 스타트업 규제 등)에서 변호사 수요가 충분히 존재함에도, 시장 구조와 수임구조의 개선 없이 ‘입구만 조이는 방식’은 기득권 방어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이 과정에서 ‘로스쿨 도입 당시 약속했던 자격시험화는 어디로 갔는가’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됩니다.
제도 개선 논의로는 △합격자 수를 로스쿨 정원 대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법제화할 것인지, △지역·공공 분야 취업을 조건으로 한 별도의 합격 트랙이나 인센티브를 도입할 것인지, △로스쿨별 합격률 편차 완화를 위한 교육 평가·지원체계 개선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등이 거론됩니다. 또한 장기 수험생 누적 문제와 정신 건강, 경제적 부담 이슈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응시 횟수 제한(현행 졸업 후 5년 이내 5회)이나 시험과목·출제 난이도 조정 등의 방식으로 수험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들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경우, 향후 몇 년간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정원과 시험 구조는 지금과 다른 국면에 접어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