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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줄리앙 코헨

프랑스 피아니스트 줄리앙(줄리엔) 코헨은 전통적인 클래식 교육과 디지털 시대의 바이럴 콘텐츠 전략을 결합해, “거리의 피아니스트이자 초대형 유튜버”라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 연주자입니다. 아래에서는 그의 성장 배경, 정통 피아노 교육, 화제의 ‘공항·거리’ 영상들, 유튜브 전략, 음악적 성향, 그리고 클래식계에서 차지하는 의미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성장 배경과 초기 음악 경험

줄리앙 코헨은 1993년 파리 인근(파리 교외)에서 태어났으며,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환경 속에서 자랐고, 특히 형이 프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면서 형제 간 실내악 형태의 놀이와 연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전해집니다. 12세 무렵에는 음악 특화 반이 있는 학교(음악 중심 교육을 제공하는 콜레주)에 진학해 체계적인 음악 수업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병행하다가 점차 피아노에 집중하게 됩니다.

청소년기에는 정통 클래식뿐 아니라 대중음악에도 강한 관심을 보였고, 친구들과 록 밴드를 결성해 활동한 경험도 있습니다. 이 록 밴드 활동은 1년 정도로 짧게 끝났지만, 무대 퍼포먼스와 대중과의 호흡, 즉흥적인 음악적 교감을 몸으로 익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훗날 그는 거대한 플래시몹과 거리 공연을 기획하면서 이때의 경험이 ‘관객 반응을 읽는 감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줄리앙 코헨이 고등교육 단계에서 곧바로 음악대학으로 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영국에서 4년 동안 물리학을 공부할 만큼, 수학·과학에 깊은 애정을 가진 ‘이공계형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와 팟캐스트에서 그는 피아노를 대할 때 곡의 구조·화성·리듬을 마치 복잡한 수학 문제를 분석하듯 분해·재구성한다고 말하며, 이것이 해석과 즉흥 편곡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그는 “음악으로 먹고 살고 싶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18년이 걸렸다고 회상하고,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정통 피아노 교육과 콩쿠르 경력

전문 피아니스트를 향한 전환 이후, 줄리앙 코헨은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본격적인 피아노 교육을 받습니다. 2011년, 파리 시립 음악원(CRR de Paris)에서 피아노 DEM(디플롬)을 만장일치로 취득했는데, 이는 프랑스 음악교육 시스템에서 상위 단계에 속하는 성과입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엑상프로방스 전국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기 능력을 제도권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습니다.

이후 국제 무대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2018년에는 이탈리아 칸투 국제 협주곡 콩쿠르에서 준결승(세미파이널)에 오르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레퍼토리를 다졌고, 같은 해 파리에서 열린 ‘Virtuoses du Coeur’ 콩쿠르에서는 결선에 진출합니다. 2019년에는 프랑스 가니(가그니)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과 함께 ‘바흐 특별상’을 수상하여, 바흐 해석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이력은 그가 단순한 SNS 스타가 아니라, 정통 콩쿠르 시스템에서도 검증된 클래식 피아니스트임을 보여줍니다.

학업 측면에서도 그는 독일에서 4년간 피아노를 집중적으로 수학하며, 고급 연주자들과 함께 경쟁하는 환경 속에서 실력을 끌어올렸습니다. 독일어를 거의 못한 상태로 유학을 떠났지만, 그는 “언어 장벽을 넘어 음악으로 소통하는 경험”이 자신의 무대 집중력과 자존감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언급합니다. 결국 그는 29세에 피아노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학문적·실기적 기반을 모두 갖춘 전문 연주자로 자리매김합니다.

거리 피아노, 공항 영상, 그리고 유튜브 스타덤

줄리앙 코헨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전통적인 리사이틀 무대보다 ‘거리 피아노’와 공항·광장·역 등 공공장소에서의 플래시 연주 영상들입니다. 그는 파리 시내와 유럽 여러 도시의 스트리트 피아노 앞에서 사람들의 신청곡을 받아 연주하거나, 지나가던 보컬·바이올리니스트와 즉흥적으로 협연하는 상황을 촬영해 유튜브·SNS에 올렸고, 이 영상들이 수억 뷰를 기록하는 ‘초대형 바이럴’로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파리 시청사 앞 광장(Place de l’Hôtel-de-Ville)에서 진행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플래시몹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그는 첫 장면에서는 단순히 스트리트 피아노 앞에서 연주를 시작하지만, 곧 50인 규모 오케스트라와 발레 단원들이 차례로 등장해, 대형 퍼포먼스로 확장되는 극적인 연출을 선보였습니다. 이 영상은 6억 뷰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클래식·록·공연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영상이 있습니다. 2020년대 중반,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설치된 스트리트 피아노에서 비발디 ‘사계’ 중 여름 3악장을 연주하던 줄리앙에게, 한 여성이 다가와 옆에 있던 어린 한국인 소녀와 함께 연주해 줄 수 있는지 요청합니다. 악보도 없이 시작된 이 즉흥 협연에서, 소녀는 폭풍 같은 프레스토 템포를 완벽히 소화하며 주변의 탄성을 자아냈고, 줄리앙 본인도 “정말 미칠 정도로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 장면은 한국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며, ‘한국 천재 바이올린 소녀와의 전설적인 비발디 협연’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상들은 대개 ‘우연히 만난 재능 있는 일반인과의 즉흥 합주’라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취하지만, 줄리앙 본인은 팟캐스트에서 “완전히 즉흥적인 장면도 있지만,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일부는 사전에 섭외·기획을 거친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단순 조회수가 아니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진짜 감정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면서도, 영상의 구성이 잘 짜여 있어야 메시지가 더 멀리 전달된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함께 유지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피아노 인플루언서’ 전략

줄리앙 코헨은 피아니스트이면서 동시에 구독자 수백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한 영어권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공공장소에서 연주하며 사람들의 신청곡을 받아주는 피아니스트이자, 온라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엔터테이너”로 소개되며, 유튜브 채널은 수백만 구독자와 수백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동료 피아니스트 오렐리앙 프로와르(Aurélien Froissart)와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바이럴 콘텐츠’의 메커니즘에 대해 상당히 분석적인 시각을 보여줍니다. 예컨대 그는 “열심히 했다고 해서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노력과 조회수 사이에는 상관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고 말하며, 전통적인 예술가의 노동 윤리와 플랫폼 알고리즘의 냉정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지적합니다.

또한 그는 ‘예술가 마인드셋(Artist mindset)’과 ‘비즈니스 마인드셋(Business mindset)’을 병렬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진정성 있는 연주와 감정 표현을 최우선에 두되, 콘텐츠 포맷·길이·썸네일·제목·촬영 구도 등은 매우 전략적으로 설계합니다. 이를 통해 전통 클래식 리사이틀에서는 도달하기 어려웠던 10대·20대 글로벌 시청자층을 확보했고, 결과적으로 거리 피아노 영상이 지상파 방송보다 더 강력한 노출 효과를 가지는 현상을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줄리앙 코헨은 “우리는 피아니스트인가, 인플루언서인가?”라는 자조 섞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클래식 음악계의 기존 질서와 플랫폼 기반 인플루언서 문화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영상은 차이콥스키, 바흐, 비발디 등 정통 레퍼토리를 대중이 ‘우연히 스쳐 듣는 음악’이 아닌 ‘감정 이입 가능한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클래식의 대중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음악적 스타일과 레퍼토리, 해석의 특징

줄리앙 코헨의 레퍼토리는 전통적인 독주곡·협주곡에서부터 팝·록 편곡, 영화음악, 뮤지컬 넘버까지 넓게 포괄합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처럼 난도 높은 대곡을 거리 플래시몹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가 하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나 Hozier의 ‘Take Me to Church’ 같은 곡을 즉석 신청곡으로 받아 클래식적인 터치와 화성 감각으로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클래식 해석에서는 바흐와 낭만 레퍼토리가 특히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가니 국제 콩쿠르에서 바흐 상을 받은 이력에서도 드러나듯, 그는 구조적 명료성과 리듬의 견고함을 중시해, 복잡한 대위법적 흐름 속에서도 선율선이 선명하게 들리도록 만드는 연주를 지향합니다. 낭만 시대 작품에서는 넓은 다이내믹과 루바토를 활용해 감정선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되, 과도한 페달링보다는 음간의 여백과 타이밍 조절로 긴장을 만드는 편입니다.

한편 대중음악과의 접점에서는, 록 밴드 경험과 비틀즈·팝 음악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습니다. 그의 개인 사이트와 프로필에서는 어린 시절 클로드 프랑수아, 조 다생, 비틀즈를 들으며 피아노·기타·작곡을 독학했다는 내용이 소개되는데, 이는 그가 악보 없이 듣고 바로 반주를 만들어내는 능력, 즉 귀와 손이 빠르게 연결되는 ‘실용 음악적 감각’을 뒷받침합니다. 이런 감각은 공항과 거리에서 낯선 사람의 보컬·악기와 바로 합을 맞추는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곡을 연습할 때 단순 ‘암기’보다는 구조 분석에 힘을 쏟습니다. 일부 인터뷰에서 줄리앙은 피아노 곡을 수학 문제처럼 해체해, 화성 진행과 형식 구조를 이해한 뒤 다시 조립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접근 덕분에 공연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템포 변동, 다른 연주자의 실수 등)이 발생하더라도, 큰 틀의 구조를 기반으로 즉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그의 강점입니다.

클래식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과 향후 전망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줄리앙 코헨을 두고 “클래식 음악을 거리로 옮겨온 피아니스트”라고 표현하며, 그가 플래시몹 형식을 통해 클래식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흐·비발디·차이콥스키·쇼팽 등의 곡이 대형 공연장이 아니라 광장·거리·공항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클래식을 ‘정장 차려입고 들어야 하는 고급 예술’이 아니라 ‘지나가다 멈춰 서서 감탄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음악’으로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일부 비평가들은, 감동적인 이야기 구조와 편집, 연출이 강조된 그의 영상이 ‘다큐멘터리’라기보다 ‘엔터테인먼트 쇼’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몇몇 플래시몹 영상이 “완전한 우연”이 아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연출과 진정성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줄리앙 코헨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진짜 감동을 느낀다면, 그 감동의 기반은 실제 연주와 실제 감정에 있다”고 말하며, 예술과 연출이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향후 그는 온라인 활동과 더불어, 보다 전통적인 콘서트홀·페스티벌 무대에서도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오케스트라 및 발레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복합 장르 공연을 선보였고, 이는 장기적으로 ‘멀티미디어 클래식 쇼’ 같은 형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 줍니다. 동시에 그는 교육·마스터클래스·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콘텐츠 제작과 연주 활동을 병행하는 차세대 음악가’의 모델을 후배들에게 공유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줄리앙 코헨은 파리 교외에서 태어난 1993년생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물리·수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곡을 분석하는 분석형 연주자이며,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입니다. 그는 거리 피아노와 플래시몹이라는 형식으로 클래식의 저변을 넓히고, ‘피아니스트’와 ‘인플루언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유형의 음악가로서 2020년대 클래식 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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