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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웅동 수원지 벚꽃 단지

진해 웅동 수원지는 일제강점기 해군 군항 건설과 함께 시작된 100년 넘는 역사를 품은 저수지이자, 50년 넘게 민간인에게 닫혀 있다가 최근에서야 일부가 개방된 진해 동부권의 새로운 벚꽃·생태 명소입니다.

형성과 역사적 배경

웅동 수원지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사동 일대에 조성된 저수지로, 뿌리는 일제강점기 일본 해군 군항 개발에 있습니다. 진해 일대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면서 해군이 사용할 공업·생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1900년대 초 저수지 공사가 추진되었고, 1908년 공사를 시작해 1913~1914년 무렵 완공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평창, 심동, 용잠, 관남, 들말 등 여러 마을이 수몰·이주를 겪으며, 아홉 개 냇골 물을 막아 웅동 수원지라는 거대한 수면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역시 지역에 전해지는 서사입니다.

완공 이후 웅동 수원지는 일본 해군의 용수 공급 기지로 쓰이다가 해방 이후에도 군 관련 시설과 연계된 전략적 수자원으로 관리되며 민간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운영되었습니다. 수면 자체는 군사·상수원 보호 차원에서 엄격히 통제되었지만, 인근 소사 마을 주민들은 음력 7월 7일 칠석 무렵 수문 폭포수에 몸을 맞으면 그해에는 땀띠가 나지 않는다는 민간신앙에 기대어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는 전승이 남아 있습니다. 산업화와 도시 확장 속에서도 이 수원지는 진해 동부권의 중요한 수자원·군사 시설로 자리하면서, 동시에 일반 시민에게는 ‘지도 위의 이름만 존재하는 비밀의 저수지’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군사 보호구역과 ‘비밀의 벚꽃길’

Cherry blossom-lined railway path

Cherry blossom-lined railway path 

웅동 수원지가 ‘전설의 벚꽃 명소’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계기는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입니다.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 시도 이후 전국 주요 군사·전략 시설 주변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국방부 소유인 웅동 수원지 일대도 민간인 출입이 전면 통제되는 군사 보호구역으로 묶였습니다. 이때부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고, 수원지 아래 2만5천~3만2천㎡에 달하는 광활한 벚꽃 군락 역시 철저히 ‘군 전용 공간’으로 남게 됩니다.

이 벚꽃 군락은 수십 년생 왕벚나무들이 밀집한 대규모 단지로, 진해 도심의 여좌천·경화역 일대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군 인원 외에는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진해 군항제 기간마다 “군 내부에 더 대단한 벚꽃길이 있다”, “웨딩 스튜디오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비밀의 길이 수원지 안쪽이다” 같은 소문이 돌았고, 일부 사진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웅동 수원지는 ‘지도에는 있지만 갈 수 없는 명소’, 일종의 상상 속 풍경으로 소비되기도 했습니다.

개방 논의와 민·관·군 협약

2010년대 이후 진해 군항제가 전국 최대 봄꽃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진해 동부권의 관광 자원 불균형과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 문제가 점차 부각되었습니다. 진해 원도심에 관광 인파가 집중되고, 웅동·소사 일대는 군사 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개발과 활용에서 배제된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웅동 수원지 일대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요구가 민·관·정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창원시는 2021년 웅동 수원지 벚꽃단지 개방을 위한 민·관·군 협약식을 열고, 국방부·해군·지역 주민과 함께 단계적 개방을 추진하기로 합의합니다. 당시 협약의 핵심은 군의 소유권·통제권을 유지하되, 수원지 하단 벚꽃 군락 일부를 시민 친화적 공원으로 정비해 한시적·부분적 개방을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창원시는 약 2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공원 조성·진입로 개선·주차장 설치 등을 추진하며, 진해 동부권 주민들이 ‘자기 동네에서 즐기는 군항제 벚꽃 명소’를 갖게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습니다.

벚꽃단지 조성과 관광 자원화

민·관·군 협약 이후 창원시는 수원지 인근 2만5천~3만2천㎡ 규모의 벚꽃 군락을 공원화하는 ‘웅동 수원지 벚꽃단지 개방 사업’을 본격화합니다. 둑길과 수변을 따라 약 2km 길이의 산책로를 정비하고, 전망대·포토존·휴게시설·화장실 등을 설치해 군사 시설이라는 경직된 이미지를 완화하고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동시에 5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한 수변·산림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개방 면적과 동선을 제한하고 수면 접근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부분 개방·생태 보전’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설계가 적용되었습니다.

주차장 역시 무분별한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수원지 바로 앞이 아닌 인근에 50여 면 규모로 조성하고, 벚꽃 개화기에는 교통 통제와 셔틀 운행을 통해 방문객 동선을 관리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었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벚꽃 개화 시기에 집중되는 교통 체증·분진·소음·생활쓰레기 증가를 우려하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공원 조성 사업은 2025년 2~3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었고, 창원시는 이곳을 진해 군항제의 새로운 동부권 거점이자 사계절 산책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57년 만의 개방과 현황

1968년 이후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묶였던 웅동 수원지 벚꽃단지는 2025년 3월, 약 57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문을 여는 상징적 개방을 맞았습니다. 창원시는 진해 군항제 시기에 맞춰 개방 시점을 조정하고, 동부권 관광 동선을 군항제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축제의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개방 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 제한을 두고, 사전 예약제 도입 가능성까지 열어 둔 채 환경 훼손과 안전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이 논의되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웅동 수원지는 ‘전면 개방된 수변 레저 공간’이라기보다는, 둑길과 벚꽃 군락이 중심이 된 산책·관람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수면과 제방 상단은 여전히 군·국방부의 관리 하에 있고, 방문객은 지정된 산책로·포토존·관람 구역을 따라 이동하도록 동선이 유도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덕분에 수면 주변 산림과 조류·수생 생태계가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어, 일반적인 도심 저수지 공원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요함과 폐쇄적 풍경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위치와 접근, 주변 공간

웅동 수원지는 행정상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사동 191번지 일대로, 진해 도심에서 동쪽, 웅동·소사 마을을 지나 산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간 자리에 위치합니다. 승용차로는 진해 도심이나 창원 도심에서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웅동 방면으로 이동한 뒤, ‘웅동’ 정류장 인근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마을버스·셔틀을 이용해 소사 마을 입구까지 이동하는 동선이 일반적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수원지 바로 앞은 상시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마지막 구간은 셔틀 또는 도보로 진입하는 구조가 유지됩니다.

대중교통 역시 진해구청 앞에서 시내버스를 환승해 웅동 방면으로 이동한 뒤, 웅동 정류장에서 하차해 소사 마을 방면 셔틀이나 도보를 택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시인 김달진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김달진문학관이 자리하고 있어, 수원지 벚꽃단지 관람과 문학관 방문을 연계한 문화 코스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사 마을 자체도 오래된 농촌 마을의 풍경과 군항 도시의 주변부 정서를 함께 간직한 공간으로, 마을을 관통하는 벚꽃길·돌담길·논밭 풍경이 웅동 수원지 방문 경험과 자연스럽게 엮입니다.

상징성과 향후 과제

웅동 수원지의 개방은 단순한 ‘새로운 벚꽃 포인트’가 생겼다는 의미를 넘어, 군사 보호구역으로 장기간 묶여 있던 공간을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상징성을 지닙니다. 국가 안보와 환경 보호라는 명분 아래 닫혀 있던 공간이, 충분한 협의와 시설 정비를 거쳐 공익적·문화적 목적으로 재해석된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군사·통제 구역 개방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벚꽃단지 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소사·웅동 마을 주민들이 우려한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증가 등 생활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창원시는 개방 기간 교통 통제·주차 분산·셔틀 운행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주민 의견 수렴을 지속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봄철 벚꽃 일변도의 관광을 넘어, 수질·생태 보전 프로그램, 생태해설, 문학관·마을 문화와 연계된 콘텐츠를 통해 사계절 친환경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웅동 수원지의 다음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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