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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벽돌책

장강명의 ‘벽돌책’은 장편소설 제목이 아니라, 두꺼운 책을 뜻하는 ‘벽돌책’을 10년 동안 읽고 써 온 연재와, 그 연재를 묶은 신간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그리고 그가 말하는 독서론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에 가깝습니다.chosun+1

‘장강명의 벽돌책’이란 무엇인가

장강명은 2016년부터 조선일보 등에 ‘장강명의 벽돌책’이라는 이름으로 700쪽 이상 분량의 두꺼운 책들을 4주에 한 번씩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해 왔습니다. 두께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하는 이 책들을 그는 ‘벽돌책’이라 부르며, 10년 동안 총 100권을 완독하고 글로 남겼습니다.mobile.newsis+2

이 연재는 특정 작가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소설·논픽션·인터뷰집·인문학·과학서 등 장르와 주제를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독서 기록입니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책 소개가 아니라 “어째서 이렇게까지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한 작가의 장기 실험과 성찰이라는 데 있습니다.brunch.co+2

신간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개요

2026년 3월, 장강명은 10년간의 ‘벽돌책’ 연재를 묶어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이라는 제목의 독서 에세이로 출간했습니다. 출판사는 글항아리이고, 분량은 360쪽으로, 정작 이 책은 물리적 기준으로는 ‘벽돌책’이 아닙니다.blog.naver+3

이 책 안에는 그가 읽은 벽돌책 100권의 목록과 함께, 각 책을 둘러싼 독서 경험, 연재 비하인드, 벽돌책이 왜 지금 필요한지에 대한 이론이 담겨 있습니다. 장강명은 벽돌책의 기준을 “700쪽 이상”으로 제시하며, 목침으로 써도 될 정도의 두께를 가진 책들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힙니다.aladin.co+3

장강명이 말하는 ‘벽돌책’의 의미

장강명은 “벽돌책 읽기는 ‘책 읽기’와 별개의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벽돌책 완독은 “다른 행위로 대체하기 어려운, 독자의 사고 체계에 가해지는 일종의 충격”이며, 하나의 사유가 중단 없이 길게 이어지면서 생각들이 충돌하고 보완되는 ‘통합적 통찰’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합니다.co+2

그는 700쪽이 넘는 책을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이후 모든 텍스트를 대하는 기준이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이것을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뒤 달리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것에 비유하며, 벽돌책이 지적 지구력과 집중력을 단련하는 도구라고 봅니다.daum+1

또한 장강명은 영상과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에 뇌가 ‘짧고 빠른 정보’에 길들여져 있다고 진단하면서, 벽돌책 읽기가 이러한 뇌의 편향을 되돌리는 최전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짧은 텍스트와 요약 지식만 소비하는 독서 습관으로는 복잡한 현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약화된다고 보고, 벽돌책을 통해 “종합건설지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daum+1

10년간 읽은 대표적인 ‘벽돌책’들

연재 ‘장강명의 벽돌책’에서 그는 여러 인상적인 벽돌책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열린책들) 1·2권은 각각 872쪽, 760쪽에 이르는 논픽션으로, 장강명은 자신이 1년 동안 읽은 120권 중 최고로 꼽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고 쓰습니다.chosun+2

이 책을 읽으며 그는 자폐·조현병·난독증·왜소증·다운증후군·사이코패스 등,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둔 가족들의 삶을 300가구 인터뷰와 4만 쪽이 넘는 취재 기록을 통해 마주하게 되었다고 소개합니다. 그는 이 책의 고통스러운 사례들을 읽다가 자주 눈을 감고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추어야 했다고 고백하면서, 벽돌책의 길이가 단지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가 감당해야 하는 감정적·윤리적 충격의 깊이와도 연결된다고 말합니다.chosun

또 다른 칼럼에서는 인터뷰집·대담집 형태의 벽돌책들을 다루며, 결론이 나지 않은 생각이나 너무 거창한 주제를 글로 쓰기는 어렵지만, 말로 풀어낸 대화집은 통찰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그는 잘 만든 대화·인터뷰집이 학자들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며, 다른 저술에서는 만나기 힘든 생생한 ‘사상의 현장’을 제공한다고 적습니다.news.nate

2025년 연재에서는 로버트 새폴스키 같은 학자의 방대한 과학 논픽션을 다루며, ‘사랑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외국인 혐오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논의를 소개합니다. 장강명은 이처럼 벽돌책들이 우리의 단순한 ‘상식’을 뒤집고, 더 복잡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고 틀을 요구한다고 강조합니다.chosun

또 그는 스칸디나비아 범죄소설 ‘밀레니엄’ 시리즈처럼 슈퍼히어로 서사에 가까운 대중 소설을 벽돌책으로 읽으며, 독자가 슈퍼히어로를 통해 자신의 상처와 욕망을 투사하는 과정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례를 통해 벽돌책은 ‘무겁고 어려운 고전’만이 아니라, 상업성과 대중성을 갖춘 장르 소설도 포함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news.nate

벽돌책 읽기의 방법과 난점

브런치 등에서 소개된 인터뷰를 보면, 장강명은 ‘벽돌책’ 연재를 위해 온라인 서점 알고리즘이 아닌 도서관 서가를 직접 걸어 다니며 책을 고르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힙니다. 알고리즘 추천 대신 ‘두께와 첫인상’이라는 매우 원시적인 기준으로 책을 골랐다는 점에서, 그는 자신이 “알고리즘에 대한 반역”을 무의식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고 회고합니다.brunch.co

연재와 신간에서 그는 벽돌책 읽기의 난점도 숨기지 않습니다. 우선 물리적인 분량 때문에 독서 초반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고, 특히 내용이 고통스럽거나 난해할 경우 감정적 에너지 소모가 크다고 적습니다. 그는 스스로도 연재를 “내가 한 집필 노동 중 가장 가성비가 떨어지는 작업”이라고 부르면서, 원고료와 독자 반응만 놓고 보면 비효율적이지만, 자신과 독자의 사고 체계를 바꾸는 장기적 효과를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자조 섞인 평가를 합니다.blog.naver+2

그래서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에서는 벽돌책 100권을 일곱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독자들이 자신의 관심과 체력에 맞게 진입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그는 처음부터 가장 난해한 고전을 잡기보다, 서사적 재미가 풍부하거나 인터뷰 형식으로 읽기 쉬운 벽돌책부터 시작해, 조금씩 지적 난도와 분량을 높여 가는 전략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aladin.co+1

장강명은 특히 벽돌책이 주는 ‘시간감’을 강조합니다. 한 권의 책을 오랫동안 읽는 동안 독자는 등장인물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감각을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인물을 선악으로 단순 평가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 경험이야말로 짧은 글이나 요약본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벽돌책 특유의 윤리적·정동적 훈련이라고 그는 주장합니다.co+1

AI 시대에 왜 벽돌책인가

최근 인터뷰에서 장강명은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력은 벽돌책을 읽을 때 달라진다”고 말하며, AI가 요약과 검색을 대신해줄수록 인간은 오히려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통해 자기만의 판단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챗봇과 검색엔진이 쏟아내는 얇고 빠른 정보들 속에서, 벽돌책은 인간이 ‘생각의 프레임’을 재구축하는 작업에 가깝다고 봅니다.daum+2

매일경제 등에서 소개된 그의 발언을 보면, 장강명은 “벽돌책 완독은 다른 행위로 대체하기 어려운, 독자의 사고체계에 가해지는 충격”이라고 다시 한 번 규정하면서, 이런 충격 없이 얻는 가벼운 지식은 쉽게 휘발되고, 현실을 바꾸는 판단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요약과 하이라이트를 모아 본다고 해서, 실제로 700쪽 이상을 통으로 읽고 씨름한 경험이 주는 통합적 이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입니다.blog.naver+2

그는 또한 자신의 소설가로서의 존재 가치가 AI로 인해 흔들리던 시기에, 오히려 벽돌책 읽기가 자신을 지켜준 행위였다고 고백합니다. 전작 『먼저 온 미래』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작가 존재 가치를 고민하던 그는, 실제로 가장 많이 한 일이 아이러니하게도 ‘벽돌책 읽기’였으며, 그것이 자신의 감각과 문장을 지탱해 준 토대였다고 말합니다.blog.naver

이런 맥락에서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은 단순한 컬럼 모음집이 아니라, AI·알고리즘 시대에 독서와 사유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매니페스토에 가깝습니다. 장강명은 이 책을 통해, 적어도 인생에서 한 번쯤은 벽돌책과 진검승부를 벌여 보라고, 그것이 이후 모든 독서 경험의 깊이를 바꿀 것이라고 독자에게 권하고 있습니다.dau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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