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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바다 양재중 숭어 어란

양재중 어란은 ‘지리산 바람골에서 장인이 만드는, 한국 최고 수준의 숭어알 어란’으로 평가받는 제품이자, 한 셰프의 인생 서사가 농축된 음식입니다. 아래에서는 사람(양재중), 기술(어란 제조법), 맛과 활용, 그리고 브랜드·스토리까지 나눠 정리해 보겠습니다.


양재중은 누구인가

양재중은 특급호텔과 고급 일식 레스토랑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결국 지리산으로 내려가 어란에 인생을 건 셰프입니다. 안즈, 타츠미스시 같은 고급 일식당의 핵심 셰프로 일하며 일식 기술과 고급 식재료에 대한 감각을 키웠고, 그때부터 남는 숭어알로 어란을 만들어 단골 회장·VIP 고객에게 선보이면서 ‘어란 장인’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그에게 어란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18살 호텔 주방 막내 시절 도시락 위 손톱만 한 어란을 훔쳐 먹고 받았던 충격에서 시작된 집착에 가까운 대상입니다. “그 작은 조각에 수많은 맛이 응축돼 있었다”는 기억이 평생을 지배했고, 결국 도시를 떠나 지리산에 터를 잡고 어란만을 집중적으로 연구·제조하는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지리산으로의 귀향에는 어머니의 암 투병이라는 개인적 계기도 겹쳤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그는 텃밭, 목공 작업실, 숙성고, 장독대까지 직접 만들며 농부이자 셰프, 목수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찬해원’이라는 공간에서 약 5000평에 이르는 땅과 80여 종의 작물을 키우고, 그것을 이용해 자연과 가장 가까운 방식의 발효·숙성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양재중 어란의 원재료와 제조 철학

양재중 어란의 핵심은 ‘좋은 숭어알, 최소한의 양념, 시간과 바람’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원재료인 숭어알입니다. 그는 어란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숭어알, 특히 참숭어(봄)와 가숭어(가을)의 알만을 골라 1년에 두 번 어란을 생산합니다. 계절과 산란 시기에 따라 알의 질감과 지방 함량이 달라지므로, 특정 시기의 알만 선별해 사용하는 방식은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선택입니다. 실제로 양재중 어란은 전체의 약 96%를 순수 숭어알로 채우고, 여기에 천일염을 아주 소량만 사용합니다. 이 비율은 어란이라는 제품이 ‘양념 맛’이 아니라 ‘알 자체의 풍미’를 얼마나 온전히 살리려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양념과 코팅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참기름 대신 문배주를 쓴다는 점입니다. 그는 전통적으로 일부 어란에 쓰이던 참기름이 향과 맛을 과하게 입혀 알의 본래 풍미를 가린다고 보고, 대신 문배주를 사용해 비린내를 잡고 향을 더하면서도 맛을 맑고 투명하게 유지합니다. 이 방식 덕분에 완성된 어란은 “맑고 투명한 주황빛”을 띤다는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조와 숙성 단계에서 그는 지리산 바람골의 자연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지리산 자락의 찬 바람과 큰 일교차, 건조한 공기를 이용해 서서히 알에서 수분을 빼고, 동시에 풍미가 농축되도록 합니다. 인공적인 건조기 대신 자연 바람을 신뢰하는 접근은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어란 내부까지 균일하게 수분이 빠지고 질감이 ‘녹진하게’ 변하는 데 유리합니다. 그는 인생도 어란도 “소금에 절고 바람을 버티며 녹진해진다”고 표현하며, 제조 과정과 자신의 삶을 겹쳐 설명하기도 합니다.


맛, 향, 식감의 특징

양재중 어란은 흔한 젓갈류와 달리 강한 짠맛보다 ‘농축된 감칠맛과 고소한 치즈 같은 뉘앙스’를 지향합니다. 롱블랙에 소개된 시식 후기는 양재중 어란을 “홍시 빛깔의 슬라이스”라고 묘사하며,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었을 때 씹을수록 고소한 치즈 맛이 난다고 표현합니다. 이 묘사는 어란이 단순 해산물 젓갈이 아니라, 고급 치즈·훈제 생선처럼 복합적인 풍미를 가진 발효·숙성 식품임을 보여줍니다.

색감은 맑고 깊은 주황빛 내지 홍시색으로,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느낌 대신 속이 꽉 찬 반투명한 광택을 지향합니다. 이는 문배주로 표면을 닦아내며 불필요한 기름과 불순물을 줄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식감은 얇게 썰었을 때 처음에는 단단하면서도 이가 들어가면 서서히 무너지듯 풀리는 느낌을 주며, 씹을수록 단맛·고소함·바다 내음이 차례대로 올라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짠맛 세기는 일반적인 상업용 어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제된 편이라, 소량을 썰어 곁들이더라도 입안이 텁텁하게 마르는 느낌보다는 깔끔한 마무리가 남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와인, 사케, 소주,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와 페어링이 가능하고, 단순 안주를 넘어 요리 요소로 사용하기에도 범용성이 높습니다.


가격, 위상, 그리고 활용 방식

어란은 원래 임금에게 올리던 진상품으로 꼽힐 정도로 귀한 식재료였고, 지금도 1g당 1000원이 넘는 고가 식재료로 분류됩니다. 달걀 한 개에 해당하는 50~60g만 해도 5만~6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라, 양재중 어란 역시 소수의 미식가·셰프·대기업 회장 등 상류층 고객들이 먼저 찾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 보도에서는 “대기업 회장들과 미쉐린 셰프들이 찾는 어란”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그의 제품이 단순한 특산품을 넘어 ‘레스토랑 레벨의 고급 식재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활용 방식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얇게 썰어 김, 무순, 다시마 등과 곁들이거나, 밥 위에 살짝 올려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양재중 어란은 한식 외에도 파스타, 샐러드, 카나페, 아뮤즈부슈 등에 활용해도 음식의 레벨을 끌어올린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일부 콘텐츠에서는 나혼자산다에 등장한 박나래의 지리산 어란 세트와 함께, 어란을 소량만 썰어도 긴 여운과 풍미가 남는다고 소개합니다.

그는 직접 ‘어란 클래스’와 특강을 열어 어란 제조법과 철학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018년 지리산 ‘맛있는 부엌’에서 열린 어란 특강은 그 해 국내에서 진행된 유일한 강의로 소개됐고, 4월 말에 여는 어란 클래스는 2~3일 안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양재중 어란이 단순히 완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식문화와 발효 식품에 대한 교육·전승의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리산 ‘찬해원’과 스토리텔링

양재중 어란을 이해할 때 ‘장소’와 ‘풍경’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의 터전인 지리산 바람골 ‘찬해원’에는 수십 개의 장독대, 겨울엔 얼음이 언 간장, 계절마다 표정이 바뀌는 텃밭, 감과 어란을 숙성시키는 저장고, 그리고 직접 만든 목공실과 생활 공간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자연을 요리하는 농부 셰프의 작업실”처럼 느끼곤 하며, 어란을 포함한 모든 음식이 이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신뢰를 부여합니다.

롱블랙 인터뷰에서 양재중은 자신의 인생과 어란을 “소금에 절고 바람을 버티며 녹진해진다”는 말로 비유합니다. 호텔 주방 막내, 일본 수련, 국내 특급 일식당 셰프, 부모님의 병환, 귀향과 귀농, 목공과 농사, 장독대와 텃밭을 거친 삶의 과정이, 숭어알이 소금과 바람, 시간 속에서 한 점의 어란으로 농축되는 과정과 겹친다는 것입니다. 이 서사가 더해지면서, 양재중 어란은 단지 ‘비싼 밥도둑’이 아니라, 한 사람의 노동·기억·철학이 응축된 미식 아이템으로 소비됩니다.

또한 그는 어란 생산과 병행해 우리 장 만들기, 밥짓기 운동, 식재료 교육 등 ‘우리 먹거리 알리기’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 활동은 어란이라는 고가 식재료를 넘어, 한국 전통 발효·숙성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양재중 어란의 의미

정리하면, 양재중 어란은 96%의 숭어알과 소량의 천일염, 참기름 대신 문배주, 지리산 바람골의 자연 바람과 시간을 통해 완성되는 고급 어란으로, 맛·질감·색감에서 국내 최고 수준 평가를 받는 제품입니다. 도시 호텔 주방에서 시작된 한 셰프의 집착과, 지리산에서의 귀향·농사·발효가 겹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특산품을 넘어 동시대 한국 미식·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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