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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스튜디오 대표 김아린

브랜딩 스튜디오 ‘비마이게스트(Be My Guest)’의 대표 김아린은 지난 20여 년간 국내 브랜드 컨설팅·공간 브랜딩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쌓아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브랜딩 전문가입니다. 식음료·리테일·호텔·리조트·뷰티 등 여러 산업을 넘나들며 브랜드의 콘셉트와 경험을 설계해온 인물로, 특히 ‘허를 찌르는 브랜딩’이라는 키워드로 자주 언급됩니다.

성장 배경과 전공, 진로 전환

김아린 대표는 조형예술을 전공한 미술 전공자 출신으로, 처음부터 브랜딩 혹은 마케팅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예술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시각적 안목이 기본 토대였지만, 그는 어느 시점에서 예술계의 전통적 궤도와는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이후 그는 요리 분야에 관심을 갖고 프랑스로 건너가 주방 막내로 일하며 요리를 배웠는데, 이 경험이 훗날 공간·경험 중심의 브랜딩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프랑스에서의 주방 경험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한 접시의 요리가 손님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전체 경험을 몸으로 체득하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메뉴의 스토리, 공간의 공기, 서비스의 리듬이 어떻게 손님의 기억을 형성하는지 관찰하면서 그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 단지 로고나 그래픽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셰프의 길을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에 집중할 것인지 고민하던 그는 결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브랜딩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선택을 합니다.

비마이게스트의 설립과 방향성

2004년, 김아린 대표는 브랜드 컨설팅 스튜디오 ‘비마이게스트(Be My Guest)’를 설립합니다. 당시만 해도 ‘브랜딩’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쓰이지 않았고, 공간과 서비스, 상품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스튜디오도 흔치 않았습니다. 비마이게스트는 처음에 레스토랑 컨설팅으로 출발해 식공간에서의 경험을 다루는 일을 주로 했지만, 점차 마트, 카페, 아이스크림 브랜드, 지역 특산품, 화장품, 리조트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업계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딩 스튜디오’로 자리 잡습니다.

김아린 대표가 이끄는 비마이게스트는 기획부터 실행까지 브랜딩의 A to Z를 다루는 것을 지향합니다. 즉 콘셉트 전략 수립, 네이밍, 시각 아이덴티티, 공간 기획,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운영 매뉴얼, 심지어 서비스의 톤과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거창한 조직이라기보다 ‘구멍가게 체제’라고 표현하는데, 소규모·정예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프로젝트마다 깊숙이 개입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며, 섬세한 감각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표현입니다.

그의 철학을 상징하는 말로 ‘허를 찌르자’가 자주 언급됩니다. 기업이 비마이게스트에 의뢰할 때 “아이스크림 브랜드니까 대략 이런 느낌이겠지” 같은 기대치를 갖고 오는데, 그는 그 예상 가능한 지점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그러나 브랜드의 본질을 정확히 건드리는 방향을 찾아 제안하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정의합니다. 이때의 ‘허를 찌름’은 단순한 자극이나 파격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던 무의식적 간극을 정확히 공략해 감탄과 공감을 동시에 끌어내는 순간에 가깝습니다.

대표 프로젝트와 브랜딩 접근법

비마이게스트는 20년에 가까운 업력 동안 90개가 넘는 브랜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핫플레이스’와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업계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로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 강원 양양의 ‘카펠라 리조트’ 등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들이 언급됩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로고나 인테리어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와 경험을 재구성해 “왜 이 브랜드를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 식품이나 지역 기반 브랜드의 경우, 김아린 대표는 단순히 ‘옛것’과 ‘정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브랜드가 오늘의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시 읽힐 수 있는지에 주목합니다. 2025년 한 브랜딩 콘퍼런스에서 그는 K-브랜딩을 “연금술”에 비유하며, 평범한 재료를 통해 변하지 않는 금과 같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딩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100세주’라는 전통주 사례를 언급하면서, 단순히 오래 보관되는 술이라는 의미를 넘어 ‘100세까지 인생을 함께하는 기억’이라는 식으로 의미를 재구성하는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브랜드가 가진 기존 속성을 해석만 바꿔도 전혀 다른 서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실무에서 구현해왔습니다.

공간 프로젝트에서도 그의 방식은 일관됩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라면 메뉴, 동선, 조명, 음향, 향, 직원의 말투까지가 모두 하나의 경험으로 묶이도록 설계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이 아니라 ‘머릿속에 오래 남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그가 참여한 공간들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를 넘어, 소비자가 특정 감정과 기억을 가지고 떠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는 프랑스 주방에서부터 쌓아온 ‘경험 단위의 사고’와 미술 전공자의 시각적 디테일이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K-브랜딩에 대한 시각과 철학

김아린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K-브랜딩’이라는 흐름이 부각되는 가운데, 한국적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기억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여러 자리에서 공유해왔습니다. 그는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에게 있는 평범한 재료도 브랜딩의 힘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습관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하며, 한류의 확산기를 단순 소비가 아닌 ‘기억의 확장’의 기회로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브랜딩의 핵심은 ‘인생에 남는 기억’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품을 먹고, 서비스를 소비하고, 공간을 방문하는 행위가 그 순간을 지나면 사라지는 경험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장면과 감정으로 남는지가 브랜드의 진짜 자산이라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그는 브랜드 전략을 짤 때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일상의 맥락을 세밀하게 읽어내고 그 안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지점을 찾는 데 주력합니다. 이는 한 번의 화려한 캠페인보다 장기적인 팬을 만드는 브랜딩을 지향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한국의 골목, 재래시장, 지역 산지 등 일상 공간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해 브랜드 자산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인사동이 붓과 한지를 팔던 곳에서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의 K-컬처 흐름 속에서 더 많은 작은 이야기들이 브랜드를 통해 세상과 만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시각은 단순 상업 브랜딩을 넘어, 도시와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다루는 브랜딩으로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

김아린 대표는 스스로의 회사를 ‘구멍가게 체제’라고 표현하며, 대형 에이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딩 비즈니스를 운영해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인력과 조직을 무한 확장하기보다, 프로젝트의 깊이와 밀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를 유지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는 클라이언트의 브랜드에 더 가까이 붙어, 세세한 터치까지 직접 챙기려는 성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허를 찌르자”라는 말을 자주 하며 팀과 사고의 프레임을 점검합니다. 클라이언트가 예상할 수 있는 안전한 답안에 머무르지 않고, 그러나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창의적 긴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에, 그는 팀원들에게도 끊임없이 현장을 보고, 사람을 관찰하고, 새로운 레퍼런스를 찾아볼 것을 요구합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비마이게스트는 하나의 업종이나 포맷에 갇히지 않고, 프로젝트마다 다른 해석과 형식을 시도해왔습니다.

또한 그는 외부 강연, 북클럽·독서모임 등에서 자신의 작업 프로세스와 생각을 공유하며, 브랜딩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보다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롱블랙과의 인터뷰, 디자인 매체와의 대담, 유튜브 대화 콘텐츠 등에서 그는 브랜딩을 ‘마법’이 아니라 치열한 관찰과 해석, 그리고 세밀한 실행이 결합된 산업으로 설명합니다.

현재 위치와 향후 행보

2020년대 들어 브랜딩과 공간 기획, F&B 사업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비마이게스트와 김아린 대표는 여전히 업계에서 ‘네임드’로 불리며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4년 설립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유지해온 업력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그만큼 시장의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방법론을 업데이트해왔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식음료와 리테일, 리조트와 같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역뿐 아니라,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 전반과 디지털 경험까지 아우르는 브랜드 설계로 영역을 넓혀갈 여지가 큽니다.

무엇보다 김아린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K-브랜딩을 통해 한국의 일상과 재료, 정서를 전 세계의 기억 속에 어떻게 새겨 넣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평범한 곶감, 사과, 빵집, 아이스크림, 작은 리조트 하나가 브랜딩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에 남는 여행, 맛, 장면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그의 일이고, 앞으로도 그가 추구할 방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김아린은 미술과 요리, 공간과 서비스, 지역과 세계를 잇는 브랜딩의 언어로 한국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가는 브랜딩 스튜디오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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