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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상욱 거리

대전 ‘오상욱 거리’는 단순한 기념 표지판이 아니라, 펜싱 영웅의 서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대학로 상권’과 지역 정체성이 결합된 공간입니다. 대전 동구와 대전대학교, 그리고 지역 상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형 기념 거리라는 점에서 도시브랜딩·스포츠마케팅 측면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조성됐나

오상욱 거리는 행정구역상 대전광역시 동구 용운동에 위치해 있으며, 흔히 ‘대전대학교 서문 대학로’로 불리던 상권축을 그대로 품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동구 용운동 용운주공2단지에서 마젤란아파트 삼거리에 이르는 약 900m 구간이 명예도로로 지정됐고, 이 전체 구간이 ‘오상욱 거리’라는 이름을 새로 얻게 됐습니다. 이 일대는 이미 ‘대전대학로상점가’라는 공식 골목상권으로 지정돼 도시 지원을 받아온 곳이라, 젊은 층 유동인구와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태에서 ‘명예도로’라는 상징을 덧입힌 구조입니다. 다시 말해, 인적·상업적 밀도가 있는 곳에 상징성을 얹어 ‘보이는 기념공간’을 만든 셈이라, 명예도로 조성 효과를 체감하기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리의 물리적 연출은 단순 도로명 변경을 넘어섭니다. 동구청과 대전대는 거리 양쪽에 ‘오상욱 거리’ 명판과 안내판을 설치하고, 보행자 편의를 고려한 거리 정비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명판은 단순 표지판 수준을 넘어 사진·프로필·주요 업적 등을 요약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방향이 논의돼, 방문객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쯤 멈춰서 읽게 만드는 장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세부 디자인은 지자체와 학교, 선수 측 협의를 통해 조정되지만, 기본 방향은 ‘생활형 기념 거리’, 즉 주민과 학생들의 일상 동선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구조입니다.

명예도로 지정 과정과 행정적 맥락

오상욱 거리 조성은 대전 동구청이 주도했습니다. 동구는 2025년 4월 22일 주소정보위원회를 열어 ‘오상욱 거리’ 명예도로명 부여 안건을 심의·의결했고, 이 결정을 토대로 구체적인 거리 조성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명예도로는 법정 주소를 전면 교체하기보다는, 기존 도로명 위에 상징적 이름을 추가로 부여하는 방식이라 주민 주소 변경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도시이미지와 상징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동구는 이 과정에서 현장 조사와 주민·상인 의견 수렴을 거쳐 “상권이 활발하고, 오상욱 선수의 모교인 대전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구간”을 최종 대상지로 삼았습니다.

의미 있는 지점은, 단순히 ‘스타 플레이어의 이름을 딴 거리’로 끝내지 않고 공식 협약 절차를 거쳤다는 점입니다. 동구청은 2025년 2월께 오상욱 선수와 명예도로명 사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선수 본인의 동의와 참여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명예도로 이름 사용과 각종 홍보·행사에 선수의 이미지와 이름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고, 행사가 단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도시브랜딩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선포식과 ‘펜싱 영웅의 귀환’ 연출

대전대학교와 동구는 2025년 6월 26일 오후, 용수골어린이공원 일대에서 ‘오상욱 거리’ 명예도로 선포식을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는 언론이 표현하듯 ‘펜싱 영웅의 귀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고, 대전대 출신 선수가 다시 모교와 지역으로 돌아와 함께 거리를 선포하는 장면을 통해 상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선포식에는 대전대학교 측, 동구청, 지역 정치권 인사, 펜싱 꿈나무 선수단, 지역 주민들이 함께했고, 특히 펜싱 유망주들이 함께 참여해 시연·퍼포먼스를 펼쳤다는 점에서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는 영웅 서사’를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연출이었습니다.

이런 연출은 스포츠 스타를 도시 홍보대사·지역 롤모델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실제로 대전시는 오상욱 선수를 대전 홍보대사로 위촉했으며,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대전대학교 옆 900m 구간에 ‘오상욱 거리’가 생겼다”는 언급과 함께 예능형 소개를 덧붙여 대중에게 거리 이름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지상파 예능(MBC ‘구해줘! 홈즈’ 등)에서 ‘대전엔 이런 거리도 있다’는 식으로 노출되며, 단순 지자체 보도자료를 넘어 일종의 관광·생활 정보로 소비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왜 이 거리가 만들어졌나: 오상욱의 커리어와 상징성

이 명예도로의 직접적인 계기는 2024 파리올림픽입니다. 오상욱 선수는 2024년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로써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를 석권한 이른바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아시아 선수 최초로 달성했습니다. 이미 2019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 2019 나폴리 유니버시아드 금메달, 2017~2023년 사이 여러 차례 사브르 그랑프리 우승 등으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입증해왔고, 아시안게임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3 항저우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국내 종합대회 성적을 보면, 고등학생 시절부터 전국소년체전 남중 사브르 금메달, 대전송촌고 시절 전국체전 단체전 우승 등을 거치며 ‘대전 출신 괴물 유망주’ 이미지를 쌓았고, 대전대학교 진학 이후에도 전국체전 개인·단체전 우승을 반복하며 대학 무대를席권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성남시청을 거쳐 2022년부터 다시 고향팀인 대전광역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며, “세계 1위급 선수가 다시 고향 도시로 돌아왔다”는 상징성이 더해졌습니다. 이러한 커리어와 지역 연결성이 합쳐져, 동구와 대전대가 “도시와 학교가 함께 키운 영웅”이라는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명예거리 조성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대학로 상권’과 결합된 거리의 일상성

오상욱 거리가 놓인 ‘대전대 서문 대학로’는 본래부터 학생·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상점가 기능을 수행해온 골목상권입니다. 대전시는 이 일대를 포함한 4곳을 골목상권 활성화 공모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14억 원을 투입해, 간판 정비·공공디자인 개선·축제 지원 등 상권 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즉, 이 거리는 단순한 기념비적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학생들의 식사·카페·술자리·학원·원룸이 몰려 있는 생활권이자 상업공간입니다.

명예도로 지정은 이 상권의 일상성과 상징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도구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상점가 입장에선 ‘오상욱 거리’라는 이름을 간판·메뉴·이벤트에 활용해 펜싱·올림픽·스포츠를 테마로 한 기획을 펼칠 수 있고, 지자체는 거리축제를 ‘펜싱 데이’나 ‘올림픽 기념 행사’ 등의 브랜드로 묶어 도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전대와 동구는 향후 이 거리를 펜싱 체험·팬 사인회·스포츠 축제 등과 연계해 지역문화자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이미 한 차례 예능 포맷으로 노출된 만큼, 향후 추가 프로그램·유튜브 콘텐츠 등이 붙으면서 ‘대학로+스포츠 스타 거리’라는 복합 이미지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도시·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의 의미

명예도로는 한국에서 종종 독립운동가, 예술인, 정치인 등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방식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오상욱 거리는 여기에 현대 스포츠 스타를 결합한 사례로, 특히 선수의 모교와 생활권에 바로 붙여 조성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는 “도시가 길러낸 인재가 다시 도시 이름을 빛내고, 그 이름을 도시가 거리에 새겨 넣는” 순환 구조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젊은 층이 많이 오가는 대학가에 설치했다는 점에서, 단순 추모형 공간이 아니라 살아 있는 문화·상업 공간과 맞닿은 ‘동적인 기념 공간’이라는 특징도 갖습니다.

스포츠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대전시는 이미 오상욱 선수를 홍보대사로 활용하면서 도시 이미지를 “산업·과학 도시”에 더해 “엘리트 스포츠와 청년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상욱 거리는 그 전략의 상징적 거점 역할을 하며, 향후 국제대회 메달 획득 시마다 자연스럽게 미디어가 거리와 도시를 함께 언급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미디어 훅(hook)’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로 상권과 연계된 만큼, 소규모 스폰서십·지역 상점과의 콜라보 상품, 펜싱 테마 카페·포토존 등 다양한 민간 참여형 프로젝트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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