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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좌의 밥상

‘대식좌의 밥상’은 이름 그대로 엄청난 식성을 자랑하는 출연자가 한국 곳곳의 맛집을 돌며 한 끼를 넘어 네 끼, 다섯 끼까지 끝없이 먹어 나가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단순히 많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마다 숨은 맛집을 코스로 엮어 하나의 미식 여행처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 기본 콘셉트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유튜브에서 이미 ‘대식 크리에이터’로 잘 알려진 히밥이 있다. 여기에 가수 서기 등 게스트가 합류해 1명 혹은 소수 인원이 폭발적인 식욕을 보여 주는 구조로, 기존 군단형 먹방과 달리 ‘한 사람의 한계치’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시청 포인트다. 회차마다 한 도시나 한 권역을 정해 오산·성남, 파주, 경상도, 강원도, 부산, 경주 황리단길, 원주 등으로 이동하며 그 지역에서 검증된 맛집들을 네 끼 안팎의 코스로 엮는다. 방송 시간은 매주 일요일 오전 9시대로, 주말 아침에 화면으로 대리 포만감을 느끼며 ‘랜선 식도락’을 즐기는 포지션을 노린 편성이다.

‘대식좌의 밥상’이 타 먹방과 가장 다른 지점은, 회차 구성 자체를 ‘코스 요리’처럼 짠다는 점이다. 보통 한 가게에 머물며 메뉴를 싹쓸이하는 형식이 아니라, 첫 끼는 디저트, 두 번째는 집밥 스타일, 세 번째는 고기, 네 번째는 국물 요리처럼 장르를 계속 바꾸며 식탁의 결을 달리한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관광 스폿, 상권, 골목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대식좌의 미식 여행기’에 가깝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한 회의 구성

예를 들어 파주 편에서는 네 끼 코스를 통해 퓨전 일식 한 상, 아메리칸 바비큐, 디저트, 뜨끈한 국물 요리까지 장르를 완전히 다르게 배치했다. 첫 끼는 스테이크 덮밥, 연어 초밥, 야키소바, 나베, 철판 스테이크 등이 한 상에 올라오는 퓨전 일식집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야키소바는 생면을 써서 식감이 꾸덕하고, 조리 방식 때문에 일본식 파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질감과 풍미를 보여주면서 ‘탄수화물+고기’ 조합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이후 코스가 진행될수록 바비큐처럼 직화 고기를 메인으로 올렸다가, 디저트집에서 당을 보충하고, 마지막에는 연포탕과 불낙탕 같은 국물 요리로 위를 달래며 마무리한다.

다른 회차에서는 카페에서 시작해 전개를 비튼다. 한 회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버터 향 가득한 베이커리와 디저트가 가득한 ‘아기자기한 카페’인데, 정작 식탁에 올라오는 것은 오리 솔잎탕과 언양 한우 블루베리 불고기 비빔밥 같은 본격 보양식이다. 솔잎과 7가지 약재를 넣어 고아낸 오리탕은 카페 인테리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진득한 한방 포지션이고, 블루베리 소스를 더한 불고기 비빔밥은 서양식 재료로 익숙한 메뉴의 풍미를 바꿔 주면서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노린다. 이 회차에서는 이후 칼국수와 돼지보쌈, 해산물 코스, 족발까지 이어지는데, 결국 ‘카페에서 시작해 족발로 끝나는 대식 코스’라는 강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었다.

경상도 편에서는 숙성 돈가스로 시작해 파스타, 한우, 중식(굴짬뽕)까지 이어지며 양식–한식–중식의 구도를 한 번에 묶었다. 또 다른 회차에서는 국밥·한정식·닭갈비 맛집을 한 번에 돌며, 31년 전통의 집밥 스타일 식당, 리뷰 1만 건을 기록한 국밥집, 2대째 이어온 건강 한정식, 춘천식 닭갈비 풀코스까지 순서대로 방문한다. 이런 구성은 실제 여행 동선과 비슷하게 짜여 있어, 시청자가 그대로 따라가도 하루 코스가 되는 ‘먹킷리스트’로 기능한다.

히밥의 먹방 스타일과 ‘대식좌’ 캐릭터

프로그램에서 히밥은 단순히 많이 먹는 사람을 넘어, 자신의 입맛과 기준을 명확하게 말해 주는 ‘해설자’ 역할을 겸한다. 부산 편에서 그는 이른 아침에 안동갈비 전문점을 찾아 안창살, 생갈비, 안동갈비, 사골 육수로 끓인 된장찌개까지 합쳐 무려 고기 9인분을 해치우는데, 그 과정에서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면 생갈비, 육향을 중시하면 안창살”을 추천하는 식으로 부위 별 특성을 나눠 설명한다. 이렇게 ‘많이 먹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나름의 미각 기준을 가진 평가자로 자리잡으면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단순 대식보다 ‘믿고 따라갈 만한 취향’을 소비하게 된다.

또 강원도 편에서는 우동 9그릇을 비우고, 감자 간식과 오징어 풀코스, 막국수 등을 연달아 먹으며 ‘탄수+해산물+면’의 극단적인 조합을 보여 준다. 원주 편에서는 디저트 성지로 불리는 곳에서 밤 티라미수, 라즈베리 인절미 등 다양한 디저트를 쓸어 담고, 딸기 폭탄 케이크 앞에서 “케이크가 이렇게 맛있다니”라며 감탄한 뒤, 이어서 닭 요리, 감자탕, 해산물 한 상까지 네 끼를 완성하는 흐름을 만들어 낸다. 감자탕 집에서는 큰 등뼈가 가득 담긴 솥을 보며 놀라면서도 “잡내가 없고 살이 정말 많다”고 평하고, 어린 시절부터 감자탕을 좋아해 많이 먹었다는 개인적 경험을 덧붙여 감자탕을 이 날의 하이라이트로 꼽는다. 이런 식의 서사는 히밥 개인의 식생활 역사와 현재의 대식 캐릭터를 연결하면서, 시청자에게 “저렇게 먹을 수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설득력을 준다.

히밥의 먹방은 속도와 양뿐 아니라 ‘마무리’도 중요하다. 파주 편에서 인생 연포탕과 불낙탕으로 코스를 끝내듯, 많은 회차에서 마지막 식사는 뜨끈한 국물 요리나 해장 계열로 배치된다. 대구탕, 제철 활어회, 대게찜, 가리비 등 부산 해산물 코스처럼, 지방의 정체성이 뚜렷한 메뉴를 피날레에 두면서 ‘오늘의 여정을 관통하는 한 장면’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지역·맛집·관광의 결합

‘대식좌의 밥상’이 방송·가요 섹션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이유는, 단순 예능을 넘어 지역 경제와 관광 홍보 효과까지 가져오기 때문이다. 오산·성남 편에서는 31년 전통 집밥, 국밥 명인, 2대째 한정식, 춘천식 닭갈비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당 지역의 ‘로컬 식문화’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경주 황리단길 특집에서는 한옥 감성의 골목을 배경으로, 닭뼈를 4시간 고아 쌀뜨물로 잡내를 잡은 ‘스지 닭한마리’와 바지락 볶음 등 반주와 어울리는 메뉴를 함께 소개하며 ‘골목+술안주+국물’이 어우러진 야간 미식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런 회차들은 지역 이름을 앞세워 기사화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경주 황리단길 맛집’, ‘부산 안동갈비’, ‘강원도 우동·막국수 코스’ 같은 키워드로 검색되는 여행 기사와 거의 같은 역할을 한다. 프로그램 포맷 상 네 끼 이상을 연달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한 동네에 비슷한 콘셉트의 집만 고를 수가 없고, 한식–양식–중식–디저트–해산물로 메뉴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지역 상권 지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부수 효과가 생긴다.

또한 방송 플랫폼 특성상 OTT(예: Apple TV 등)에도 편성이 되면서, 한국 내 시청자뿐 아니라 한식을 찾는 해외 이용자에게도 이 ‘대식좌의 코스’가 노출된다. 이때 화면에는 가게 이름, 메뉴, 가격대, 분위기가 그대로 담기기 때문에 자막만 더해도 일종의 ‘K-푸드 가이드’ 콘텐츠로 전환될 여지가 크다.

먹방 포맷 진화 속에서의 의미

한국 예능에서 먹방은 이미 포화된 장르지만, ‘대식좌의 밥상’은 개인 크리에이터 히밥의 캐릭터를 중심에 세우면서도, 지상파·케이블식 로케이션 예능의 구조를 가져와 하이브리드 포맷을 구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인 유튜브 채널이 보여주기 어려운 ‘네 끼 코스, 지역별 동선, 동행 게스트 케미’ 등을 방송 제작 역량으로 보완하면서, 반대로 방송이 기존에 갖기 어려웠던 ‘극단적인 대식 캐릭터’를 유튜브 출신 인물에게서 수혈받은 셈이다.

시청자는 히밥이 아침부터 고기 9인분을 비우고, 디저트와 면, 해산물, 국밥까지 연속으로 먹어 치우는 과정을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동시에 음식에 대한 평가와 해설, 지역의 풍경, 가게의 역사와 철학이 곁들여지면서 단순 자극적 콘텐츠가 아니라 ‘정보를 가진 먹방’으로 포지셔닝된다. 이런 맥락에서 ‘대식좌의 밥상’은 한국식 먹방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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