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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인천공항 항공편

김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국제선 환승 전용 내항기 운항이 확대되면서 지역 공항의 국제선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지방 공항 이용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김해공항의 출국 여객이 인천공항으로 유출되는 구조를 고착화해 ‘지역 거점공항 육성’이라는 장기 전략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해~인천 내항기, 즉 국제선 환승 전용 항공편이 기존 주 35회에서 주 39회로 늘어난다. 종전에는 하루 5편이 오전과 오후 시간대에 각각 운항되었으나, 4월부터는 금요일과 주말을 포함한 주 4일에 오후 6시 30분 추가편이 신설된다. 현재 이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통합 이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고 있으며, 인천발 대한항공 항공편 또는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코드를 맺은 외국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에만 탑승할 수 있다. 이는 환승 수속 단계를 최소화해 인천을 거쳐 출국하는 승객의 편의를 높이는 대신, 지방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약화시키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내항기 제도는 본래 부산, 대구, 제주 등 지방공항의 국제선 노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 ‘불가피한 환승’을 간소화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내항기 탑승객은 김해공항에서 이미 국제선 환승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일반 국내선 승객처럼 보안검색대를 두 차례 거칠 필요가 없고, 인천 도착 후에도 별도의 출국 수속 없이 바로 환승이 가능하다. 즉, 김해공항 출국장이 아니라 인천공항 출국시설에서 최종 출입국 절차를 밟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절차상 단순화는 결과적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통계에서 해당 승객이 ‘출국자’로 잡히지 않게 만든다. 그만큼 김해공항의 국제선 여객 실적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김해공항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약 45만 명에 달하는 승객이 김해공항에서 인천행 내항기를 타고 해외로 나갔다. 하루 평균 약 1200명의 국제선 수요가 김해가 아닌 인천공항 출국 실적으로 집계된 셈이다. 이는 부산·울산·경남권의 잠재적 국제선 수요를 인천이 흡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김해공항의 국제선 노선 확대 타당성을 떨어뜨리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해공항은 이미 포화 상태다. 활주로 용량 제약과 주변 산악지형 문제로 인해 확장이 쉽지 않으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현 공항이 부산·경남권의 국제공항 역할을 사실상 담당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항기 환승 구조를 늘리면 김해공항이 ‘단순한 국내 연결 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존재한다. 김해에서 탑승한 승객이 실제로는 인천을 통해 모든 국제선을 이용하게 되면, 항공사들은 김해공항발 장거리 노선을 신규로 개설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내항기 증편을 “지방 공항 이용객의 환승 불편 해소”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인천~제주 내항기 재개설, 인천~김해 내항기 확대 방안 등을 포함한 발표는 국내 항공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관광객 유치를 촉진하겠다는 큰 틀의 정책 방향 속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라 인천공항 환승 여객 처리를 시스템적으로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부 발표와 달리 ‘지역공항 역차별’ 인식이 뚜렷하다. 김해공항의 경우 일본, 동남아, 중국 노선 등 중거리 국제선 수요가 충분함에도, 대한항공과 외항사들이 인천 거점을 우선적으로 배분함에 따라 신규 취항이 활발하지 않다. 김해~인천 내항기 이용이 증가할수록 김해공항은 실적 하락 → 신규 취항 감소 → 내항기 의존 심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정부가 내세운 지역균형발전의 항공 네트워크 구축 목표와도 상충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내항기 증편이 여객 편의 측면에서 일시적 효과를 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속 체계의 이중화 및 항공운항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내항기 좌석이 환승 전용으로 제한되어 있어 상업적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고, 탑승객 입장에서는 김해~인천 구간 비행시간(약 1시간)보다 대기 및 이동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비효율이 발생하기도 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내항기 자체가 아니라 지역 기반 국제선 수요의 분산 여부에 있다. 김해공항이 자체적인 국제 네트워크를 확충하지 못한다면, 인천공항 중심의 허브 구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지방 거점공항은 허브 보조기능만 담당하게 된다. 부산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통해 독립적인 국제선 허브 역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그 이전까지는 내항기 운항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항공정책 전문가들은 “내항기 증편은 당장 승객에게 편익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지방 공항의 여객 분담률을 약화시켜 항공 네트워크의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 항공 선진국은 지역공항에서의 출입국 편의를 높이기 위해 국제선 여객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으며, 환승 전용 내항기 제도는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따라서 이번 김해~인천 내항기 증편은 단기적인 항공 수요 관리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김해공항 국제선 독립성 약화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국제선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환승 노선 확대가 아니라, 지역공항의 네트워크 다변화 및 외항사 유치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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