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에서 비후카츠(ビフカツ·비프카츠)는 거의 ‘지역 고유洋食’에 가까운 메뉴라, 몇 군데만 찍고 가기엔 아까울 정도로 개성 있는 가게들이 많은 편입니다. 아래에서는 고베 비후카츠의 개념과 특징을 짚은 뒤, 실제로 가볼 만한 대표 맛집들을 상권·스타일별로 나눠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고베 비후카츠가 특별한 이유
고베는 개항 직후부터 외국인 거주자가 많았고, 호텔과 양식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서양식 요리가 빠르게 퍼진 도시입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식 돈카츠 문화를 소고기에 접목한 것이 비후카츠인데, 다른 지역에서는 ‘비프 커틀릿’이 메뉴판에서 점점 사라진 반면 고베에서는 지금도 주요 양식 메뉴로 굳건히 남아 있습니다.
조리법 자체는 빵가루를 입혀 튀긴 카츠이지만,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흑모와규·Aussie 비프 등)를 사용하고, 굽기 정도를 레어에 가깝게 잡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고베의 인기점들은 소고기의 상태를 살리기 위해 튀김 시간을 최소화해 속은 촉촉한 레어~미디엄 레어, 겉은 얇고 바삭한 식감을 만들어내며, 여기에 진한 데미글라스 소스를 듬뿍 얹는 스타일이 정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사용 부위입니다. 지방이 많은 부위보다는 안심(헤레)을 써서 부드러움을 극대화한 ‘헤레 비후카츠’가 고급 라인으로 취급되고, 같은 가게에서도 보통 비프카츠와 헤레 비프카츠를 분리해 가격을 다르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고베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기 카츠”라는 정체성이 분명해, 규카츠·돈카츠를 두루 좋아한다면 일부러 비후카츠 투어를 짜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고베 비후카츠 대표 노포·정석파
고베에서 “비후카츠” 한 단어로 검색하면 거의 반드시 언급되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오래된 양식 노포들이 중심인데, 줄 서서 먹는 집이 많으니 일정에 여유를 두는 편이 좋습니다.
1.洋食の朝日 (요쇼쿠노 아사히)
현지와 관광객 모두에게 “고베 비후카츠의 교과서” 같은 가게로 통합니다. 인기 TV 프로그램과 각종 매체에 반복해서 소개될 만큼 인지도가 높고, ‘양식 100명점’에도 이름을 올린 곳이라 점심 시간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는 편입니다.
이 집 비후카츠는 중심부가 선명한 로즈빛을 띠는 레어에 가깝게 나오는 게 특징입니다. 사용 고기는 호주산 안심(헤레)인데,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손질과 숙성, 두께 조절을 상당히 공들여서 “호주산인데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데미글라스 소스는 진하면서도 과하게 짜지 않고, 고기의 풍미를 덮지 않는 선에서 밸런스를 잡아 오래 먹어도 물리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가격대는 점심 기준 1,000엔 후반~2,000엔 초반대(엔 약세 기준)를 형성하고 있어, ‘줄만 견디면 가성비 좋은 정석 비후카츠’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잘 맞습니다.
2. グリル一平 (그릴 잇페이)
1952년 창업한 대표적인 고베 양식 노포로, 비후카츠 뿐 아니라 함박, 오무라이스 등 전통 양식 메뉴 전반이 강한 집입니다. 비프카츠레츠(150g)와 한 단계 위급인 헤레 비프카츠레츠(130g) 두 가지를 내는데, 단골과 미식가들은 대체로 헤레 버전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이 집의 큰 매력은 ‘두께’와 ‘의외의 경쾌함’입니다. 고기는 꽤 도톰하지만 튀김옷이 매우 얇게 입혀져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안에서 육즙이 터지면서도 겉의 빵가루가 과하게 거칠지 않아 식감이 정교합니다. 소스는 묵직한 데미글라스 계열인데, 버터·와인 향이 분명하면서도 밥과 함께 먹기 좋게 설계되어 있어, “밥 무한 리필이었으면 큰일날 맛”이라는 리뷰가 나올 정도입니다.
가게 자체가 오래된 쇼와풍 정취를 유지하고 있어, 고베의 ‘레트로 양식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경험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현지 마니아들이 꼽은 비후카츠 맛집
노포만 도는 것도 좋지만, 최근에는 고기 퀄리티와 소스의 세련됨을 내세운 중견·신흥 맛집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베의 비후카츠 마니아로 알려진 ‘비후카츠 왕자’가 직접 50곳 이상을 돌아보고 뽑은 Top 리스트가 있는데, 그 중 몇 곳을 짚어보면 동선 짜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ゲンジ (겐지)
현지 마니아가 “고베 No.1 비후카츠”로 꼽을 정도로 평가가 높은 집입니다. 모히칸 헤어가 트레이드 마크인 셰프가 튀김을 담당하는데, 고기의 부드러움과 감칠맛, 튀김옷의 완성도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리뷰에 따르면 고기 자체의 질이 뛰어나 씹는 순간 ‘고기 맛이 폭발한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이며, 소스와의 조화도 잘 맞아 떨어집니다. 관광객보다는 ‘알 만한 사람들’이 찾는 느낌이 강해, 조금 덜 알려진 숨은 맛집 스타일의 비후카츠를 원할 때 선택할 만합니다.
4. フェリーチェカルネ 등 (삼노미야·모토마치 일대 신흥·중견 양식점)
삼노미야·모토마치 일대에는 오래된 양식 노포 외에도, 고기 질과 플레이팅, 와인 페어링까지 고려한 새로운 컨셉의 비후카츠 가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페리체 카르네’는 도톰한 안심(헤레) 비후카츠에 왕도 데미글라스 소스를 곁들이는 집으로, 고기 두께와 화려한 단면 비주얼 때문에 SNS에서도 종종 회자됩니다.
이 밖에도, 고베 중산간·주거 지역 쪽에는 ‘중견급 양식집’들이 여럿 포진해 있는데, 마니아들은 “왕도 계열부터 변주형 비후카츠까지, 다 돌아다녀 볼 만하다”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관광 중심 상권을 벗어나 조용한 동네 분위기에서 식사하고 싶을 때 이런 곳들을 선택하면 ‘현지인 일상 속의 비후카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규카츠 체인·캐주얼 스타일까지
전통 양식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지만, “튀긴 소고기”라는 범주에서는 규카츠(牛カツ) 전문점들도 고베 여행자의 선택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고베에는 교토발 규카츠 체인인 ‘규카츠 교토 카츠규’가 여러 지점을 운영 중인데, 미ント 고베 지점과 산쿄 센터프라자 지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체인의 특징은 고기를 고온에서 짧게 튀겨 안은 거의 레어 상태로 내고, 손님이 테이블 위 작은 철판에 올려 취향대로 추가로 굽게 하는 방식입니다. 사용 고기는 ‘주사육(인젝션 비프)’를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선별한 고기를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어, 레어 상태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을 강하게 어필합니다. 다양한 딥 소스와 온천달걀 소스 등 곁들임이 있어, 레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꽤 매력적인 구성이며, 여행 중 혼밥으로도 부담 없이 들르기 좋은 구조입니다.
물론 전통적인 고베식 비후카츠(데미글라스·양식 플레이트)와는 결이 다르지만, 같은 도시에서 ‘양식 노포 비후카츠’와 ‘규카츠 체인’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하면, 소고기 튀김이라는 테마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지 비교 체험해 보기 좋습니다.
스타일·상황별 추천 정리
아래 표는 고베에서 비후카츠를 먹을 때, 어떤 상황에 어떤 가게를 우선순위로 넣으면 좋을지 정리한 것입니다.
여행 동선을 삼노미야·모토마치 일대에 잡고 계시다면, 오전·이른 점심 시간에 ‘洋食の朝日’나 ‘グリル一平’를 노려 본 뒤, 저녁에는 규카츠 체인 같은 캐주얼 가게를 한 번 더 가 보는 구성도 좋습니다. 반대로, 이미 규카츠·스테이크를 여러 번 경험해 보셨다면, 노포 위주로 한두 곳만 골라 ‘고베식 양식 문화’에 집중하는 편이 인상에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